문화콘텐츠 전문 투자사 대교인베스트먼트가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신과함께’, ‘부산행’ 등 천만관객 영화를 발굴한 프로젝트 투자 뿐만 아니라 제작사 지분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자체 보유한 지적재산권(IP)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기획·개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국내 제작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지분투자를 통해 유망 제작사를 직접 발굴,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1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2019년 대교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대교 콘텐츠 융합전문 투자조합'(이하 대교콘텐츠융합펀드)는 약정총액(196억원) 중 139억원을 소진해 펀드 소진율 67.6%를 달성했다. 투자의무비율 마감시한은 올해 11월이지만 일찌감치 기준 이상 투자를 집행했다. 그만큼 펀드 투자·운용에 적극 나선 결과다.
대교콘텐츠융합펀드는 대교인베스트먼트가 모태펀드의 ‘콘텐츠 민간제안’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며 결성된 펀드다. 콘텐츠 민간제안은 모태펀드가 주목적 투자를 지정하는 대신 GP가 자율적으로 투자대상을 선정하고 투자하는 출자사업이다.
대교인베스트먼트는 이 펀드를 통해 제작사 지분투자에 집중했다. 대표 펀드매니저인 노재승 상무의 화려한 콘텐츠 투자 이력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28년 콘텐츠 투자 외길을 걸어온 노 상무는 대교인베스트먼트에서 굵직한 영화, 애니메이션 콘텐츠 프로젝트를 발굴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신과함께 △부산행 △완벽한 타인 등이 있다. 이들 프로젝트의 투자성과도 상당하다. 2016년 투자한 부산행은 328%, 2017년 신과함께와 2018년 완벽한 타인은 각각 67%, 172%의 내부수익률(IRR)을 거뒀다.
노 상무가 대교콘텐츠융합펀드를 통해 제작사 지분투자로 투자 영역을 확장한 건 그만큼 능력있는 국내 제작사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국내 제작사들은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의 거대자본을 토대로 ‘오징어게임’, ‘스위트홈’ 등 글로벌 흥행 콘텐츠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과도하게 몸값이 오른 다른 스타트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몸값이 낮은 점도 매력적이다.
대교인베스트먼트가 올해 모태펀드 문화계정 1차 정시에서 ‘K-문화일반’ 분야에 지원한 것도 이 때문이다. K-문화일반은 문화산업 관련 중소·벤처기업 투자를 주목적으로 한다.
대교콘텐츠융합펀드를 통해 투자한 제작사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몬스터스튜디오다. 이 회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브레드이발소’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도 전체 카테고리 상위 10위에 진입하는 등 글로벌 IP로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제과,
남양유업,
풀무원 등 식음료 대기업들과의 IP 협업도 활발하다.
대교콘텐츠융합펀드의 또다른 포트폴리오사인 웹툰 제작사 테라핀스튜디오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웹툰 플랫폼 투믹스와 중견 드라마 제작사 아이월미디어를 잇달아 인수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법인으로 본사 이전을 완료하고,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대교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 환경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프로젝트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잠재력 있는 제작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출자자(LP)를 모집할 때도 단순 투자가 아닌 포트폴리오사와의 협업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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