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왼쪽)이 13일 (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스즈키 ��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약 7년 만에 열리는 한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양국 경제수장이 어떤 주제로 대화를 나눌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은 국제회의 등에서 양국 간 금융·경제 공조를 강화하는 내용의 논의가 오갈 것이란 전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IMF(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개최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아직은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 어떤 내용으로 한일 재무장관 회의가 진행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회의 형식과 의제를 논의할) 실무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선 향후 G20 회의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국(한·중·일) 회의 등 국제회의에서의 양국 간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역대 한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국제금융뿐 아니라 경제정책, 세제, 국고, 예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이뤄졌던 만큼 정부 내에선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양국 간 금융·외환 부문 협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감지된다. 한국보다 10~20년 앞서 고령화 등 선진국형 사회현상을 맞은 일본 경제당국과 교류를 통해 인사이트(통찰)을 얻었다는 게 정부 내부 평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3일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IMF(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G20 재무장관 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
2015년 2월 이후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관련 논의도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양국 간 통화스와프가 맺어지면 기축통화인 엔화에 따른 외환시장 안정과 투자심리 확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통화스와프란 외환위기 등과 같은 비상시기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2001년 7월 20억달러 규모로 시작해 2011년 말 규모가 700억달러까지 늘었지만 이후 한일관계가 경색되면서 2015년 2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다만 한일 통화스와프는 이번 회담에서 당장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한일 통화스와프가 당장 시급한 사안은 아니라는 분석 때문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2월 말 기준 4253억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경제계에선 한일 재무장관 회의 재개를 반기는 분위기다. 한일 양국 간 경제협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우리 산업계 전반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본다. 2019년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 이후 우리 기업들이 주요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대한 일본 의존도를 낮췄지만 여전히 일본의 글로벌 부품·소재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중국 수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회의 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한일 재무장관 회의 재개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본과 우리나라는 산업구조뿐 아니라 외부에서 받는 압박도 비슷하기 때문에 탄소나 기후변화 대응, 반도체 공급망 등에서 한일 협력이 확대되면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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