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금리가 다시 등장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단이 둘 다 3%대로 내려갔다. 신규대출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정점을 찍었던 때보다 훨씬 저렴한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됐다. 늘어난 이자로 신음하던 영끌족과 전세족은 올해 2분기 이후면 서서히 금리 하락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 금리를 동결했고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채 금리가 내려간 영향을 받았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우리,하나,NH) 금리(지난 12일 기준)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고정금리(5년 고정 후 변동 전환)는 3.69~5.85%였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4.18~6.20%로, 하단이 곧 3%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는 매일매일 바뀌는 은행채 영향을 받아서 한 달에 한 번씩 바뀌는 변동금리보다 시장 영향에 빨리 반응한다”며 “17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내리면 주담대 변동금리도 3%대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2월 4.34%로 최고점을 찍은 후 올해 3월까지 석달동안 0.81%포인트 떨어졌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대출금리 움직임을 결정한다. 여기엔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현재 5대 은행의 전세대출금리를 보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모두 하단이 3%대다. 변동의 경우 3.74~5.96%, 고정은 3.46~5.86%였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전체적으로 내려가면서 지난해 내리막만 탔던 가계대출 잔액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대출자들은 최저 3%대 금리에 돈을 빌릴 수 있지만, 기존 차주들이 금리 인하를 체감하려면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변동금리 대출 상품은 보통 6개월 만에 한 번씩 금리가 바뀌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인 코픽스와 은행채 금리는 작년 하반기 내내 고공행진을 했고, 올해 1월부터 조금씩 하락세를 보였다. 변동금리 재산정 주기를 고려하면 2분기 안에 기존 차주들도 은행으로부 직전보다 금리가 떨어졌다는 안내 문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신규 대출금리는 지속해 하락하는 추세이며, 잔액 기준 금리 상승세도 크게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신규 대출금리 하락 효과가 잔액 기준에 반영되는 데 일정 기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잔액 기준 금리도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2분기 중 하향 안정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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