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까지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적자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섰다. 경기불황에 따른 세수부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2월 정부 총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조 이상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재정동향에 따르면 2월 누계 관리재정수지는 30조9000억원 적자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10조9000억원 확대됐다.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포함한 통합재정수지의 경우 24조6000억원 적자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9조5000억원 커졌다.
2월 누계 총수입은 국세·세외수입이 모두 감소하면서 90조원에 그쳤다. 지난해 2월 총수입은 106조1000억원이었다. 국세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감소폭(15조7000억원 감소)을 기록했다. 기재부는 세정지원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으로는 6조9000억원 정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세외수입은 5조5000억원으로 3조4000억원 쪼그라들었다. 올해 한국은행잉여금 정부납입금이 지난해 5조5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3조7000억원 감소한 게 영향을 끼쳤다.
진도율도 저조한 상태다. 국세수입 진도율이 13.5%로 전년 2월 17.7%보다 4.2%포인트 낮다. 5년 평균 2월 진도율(16.9%)과 비교해도 낮고, 2006년 2월 이후 최저다. 세외수입 역시 28.9%에서 22.1%로 크게 떨어졌다. 그만큼 세금을 거둬들이는 속도가 더디다는 의미다.
이에 올해 ‘세수부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세수입의 경우 다음 달부터 지난해와 똑같은 금액이 걷힌다고 해도 세입예산보다 수십조원이 모자라게 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 7일 “올해 세수는 당초 세입 예산을 잡았던 것보다 부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원인으로는 느린 경기회복세와 자산시장 침체가 꼽힌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면서 “진도율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문제를 많이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매매량과 주식거래량이 대폭 줄면서 세입 여건이 악화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증권거래세는 자연스럽게 회복이 될 거로 보는 데 양도소득세는 상황이 나아질지 모르겠다”고 전망했다.
2월 총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6조6000억원 감소한 11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산 부문에서는 기초연금과 부모연금이 각 4000억원씩 늘고 지방소멸대응 특별양여금 신속교부금이 1조원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한시적으로 지원했던 ‘소상공인 손실보상·방역지원금’ 등의 영향으로 기금 부문에서 10조4000억원 줄었다.
한편 중앙정부채무는 전월 대비 14조원 늘어난 1061조300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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