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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 수익률이 1년 새 24% 급락했다. 가입자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작년 7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을 도입으로, 대형사들은 줄줄이 처참한 수익률을 거뒀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인한 증시부진 여파로 전반적인 투자 수익률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각 증권사들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를 집중 운용하며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 13개 증권사의 원리금비보장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17%로 전년 대비 24.3%포인트 하락했다.
각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7월 디폴트옵션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그간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보장형’에서 고위험·고수익 상품인 ‘원리금비보장형’으로 운용 자금을 옮겼다.
문제는 지난해 말까지 DC형 원리금비보장 상품에서 성공을 거둔 증권사가 ‘제로(0)’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주식시장의 비중이 높은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들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말 DC형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적립금은 1조2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498억원 대비 621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8.69%에서 -18.51%로 27.20%포인트 하락했다.
KB증권도 지난해 말 DC형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적립금은 2535억원으로 전년 동기 2628억원 대비 92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7.62%에서 -19.13%로 26.75%포인트나 크게 떨어졌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증권(-26.19%포인트), NH투자증권(-25.99%포인트), 대신증권(-24.02%포인트), 신한투자증권(-26.04%포인트), 하나증권(-22.48%포인트) 등 대부분의 증권사의 수익률이 1년 새 20% 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이 급감한 이유는 지난해 발생한 증시 변동성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강세였던 당시 코스피가 평균 3000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2500대까지 낮아졌던 게 전체 수익률 약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2022년 당시 글로벌 주식시장 수익률이 국내외 모두 큰 폭의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했다”며 ” 향후 가입자의 운용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의 경우 큰 틀에서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률 하락에 따른 고객의 니즈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당사가 선별한 중점상품으로 구성)를 집중 운용해 고객 수익률 제고를 꾀할 예정”이라며 “장기투자형 퇴직연금 고객에게 적합한 성과 우수 TDF를 적극 발굴하여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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