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세포 기반 인공혈액 기술개발사업단’ 구성, 지침도 마련… 2037년 인공혈액 실용화 목표
정부가 올해부터 5년간 471억원을 들여 ‘세포 기반 인공혈액’ 기술 개발에 들어간다. 이달 관련 사업단을 꾸리고 운영 지침도 제정해 바로 시행한다. 향후 15년간 보건복지부 등 범부처가 기술 개발과 안전성 평가, 대량생산 기반 구축, 연구자원 제공, 규제 마련 등을 통해 2037년까지 수혈용 인공혈액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저출산, 인구고령화 등으로 혈액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줄기세포를 활용한 인공혈액 개발에 나선 것이다.
10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은 공동으로 ‘세포 기반 인공혈액(적혈구·혈소판) 제조 및 실증 플랫폼 기술개발사업’에 착수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에는 약 471억원을 들여 인공혈액 생산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 예산은 약 58억원이다. 향후 필요시 추가 재정을 투입하고 임상연구를 시행한 뒤 2037년에는 수혈용 인공혈액을 대량 생산하고 실용화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연구는 오는 7월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1단계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다부처 공동기획 연구개발(R&D)로 인공혈액 세포 분화·증식 기술을 개발하고 인공 적혈구·혈소판을 5~10㎖ 생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표준화된 생산공정을 만들고 시생산에도 들어가며 품질관리 기준, 시험법 개발 등 제조공정 플랫폼을 구축한다. 실용화를 위한 허가·관리방안도 마련한다.
2027년부터 2032년까지 2단계 기간엔 인공 적혈구·혈소판 제제를 1~2유니트(1유니트는 약 250㎖) 생산하고 임상(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연구과정) 시험을 지원한다. 범부처적 규제 기반도 구축한다.
3단계인 2032년부터 2037년까지는 인공 적혈구·혈소판 제제를 한 번에 50~100유니트 생산하는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혈액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한다. 정부는 2037년엔 인공혈액을 실제로 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는 이달 ‘세포 기반 인공혈액 기술개발사업단’ 구성에 착수했다. 사업단장으로는 연세대에서 인공 적혈구를 개발하던 국내 해당 분야 권위자인 김현옥 재생의료진흥재단 수석전문위원을 선정했다.
사업 관리를 위한 규정도 만든다. 복지부는 이르면 오는 14일, 늦어도 다음주에 ‘세포 기반 인공혈액(적혈구 및 혈소판) 제조 및 실증 플랫폼 기술개발사업 운영관리규정’을 제정하고, 해당 지침을 바로 시행할 예정이다.
김영학 복지부 재생의료정책과장은 “인공혈액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헌혈 기반 혈액 수급의 구조적 불균형을 첨단재생의료기술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도전적인 과제로, 다양한 기술과 규제과학이 융합되는 사업 5개 부처 합동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는 총 15년에 이르는 사업기간의 첫해로 사업단과 과제 연구진 선정 등 사업 출범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에서도 인공혈액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공혈액의 세계 첫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일본에서는 2021년 교토대에서 창업한 메가카리온이 유도만능줄기세포로 혈소판을 만들어 환자에 투여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올해 국내 혈액 수급 위기는 가장 긴급한 단계인 ‘심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하루평균 5407단위의 혈액이 공급될 전망인데 이는 하루 평균 혈액 소요량인 5482단위보다 적다. 국내 헌혈 가능 인구(16~69세)는 올해 3917만명에서 2050년 약 30% 감소한 2758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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