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
한국의 기준금리가 3%대로 7개월째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고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9일 발표한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기업영향’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6.3%가 ‘적자를 내고 있거나 손익분기 상황’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재 경영상황을 두고 ‘이익과 비용이 동일한 손익분기 상황’이라고 답한 기업이 31%로 가장 많았고, ‘적자로 전환된 상황’이라는 기업이 24.3%였으며,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기업도 11%였다. 반면 ‘수익을 꾸준히 창출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3.7%였다.
지난해 9월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수익실현을 위해 감내가능한 기준금리 수준은 2.91%였다. 현재 기준 금리인 3.5%는 이보다 0.6%포인트 초과한 수준이다. 3%대 기준금리 지속은 2012년 이후 10년만이고, 3.5%를 기록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자금사정 역시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한 현재의 자금사정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56.3%가 “고금리로 인해 작년보다 어려움이 심화되었다”고 답했다.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은 29.3%였으며, ‘어려움이 없거나 자금사정이 개선됐다’고 답한 기업은 각각 12.7%와 1.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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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고금리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비상 긴축 경영 조치를 시행했다는 기업이 응답자의 71%였다. 29%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실행 중인 긴축경영 조치는 △소모품 등 일반관리비 절약(71.8%) △투자 축소(24.9%) △임금 동결 또는 삭감(11.7%) △희망퇴직, 고용축소 등 인력감축(9.4%) △공장가동 및 생산 축소(8.9%) △유휴자산 매각(8%) 등이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내놓은 경영안정자금 대출, 이차보전사업 등의 기업지원 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체감도 높지 않았다. 고금리 지원대책의 활용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60.7%는 “지원제도 내용을 몰라서 활용해본 적 없다”고 답했고, “알고 있는데도 활용해본 적이 없다”는 답변도 16%였다. “활용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응답은 17.3%,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답변은 6%였다.
지원대책의 효과가 낮은 이유로는 △지원대상이 제한적(35.5%) △지원대책에 대해 모르는 기업이 많음(28.7%) △근본적인 해결책보다는 임시방편에 가까움(28.4%) △시장수요에 비해 지원규모가 작음(19.9%)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기업들은 고금리 상황에서 바라는 지원책으로 △’고금리기조의 전환'(58.7%)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세제지원 등 비용절감책'(26.0%) △’대출보증지원 확대'(8.7%)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6.6%) 순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무역적자가 13개월째 이어되는 가운데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 소비심리 둔화를 부추길 수 있다”며 “금리인상 기조의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보고, 내수소비 진작과 경기회복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신중한 금리결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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