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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한번 더 해보자… 재신임 받은 IT업계
② 아우성치는 주주들 “주가 회복 언제”… IT업계, 주주가치 제고 ‘최우선’
③ 더 이상 밀릴 수 없다… IT업계, 실적 개선에 ‘총력’
실적 악화로 거센 비판에 직면한 정보기술(IT) 기업 대표들이 주주총회를 거쳐 재신임을 받았다. 주춤한 지난해를 뒤로하고 올해 성장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다. 다시 한번 회사 살림을 책임진 대표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현재 위기를 돌파하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게임사들이 어떤 결과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재신임 받은 게임사… “기존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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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NHN, 넷마블, 위메이드 등 주요 IT 기업들은 최근 기존 경영진 체제를 이어가기로 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3월2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주총을 열고 장병규 이사회 의장과 김창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재선임 동의율은 장병규 의장이 97.07%, 김창한 대표는 98.5%였다.
크래프톤 이사회는 지난 2008년부터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창업주 장 의장에 대해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한 여러 성공적인 벤처 투자 및 창업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산업환경 내 당사의 성장과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 역시 간판 게임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 성장을 이끈 만큼 크래프톤의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정우진 NHN 대표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게임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등극했다. 오는 2026년 3월까지 회사를 이끌면 2014년(당시 만 38세)부터 12년 동안 NHN의 대표직을 수행하는 것이다. NHN은 정 대표가 회사와 경영 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사내이사로서 충분히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넷마블은 권영식, 도기욱 각자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기존 넷마블 사내이사는 방준혁 의장뿐이었으나 이번 주총에서 3인 체제로 바뀌었다. 권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대표 집행임원이 이사회에 들어가지 못해 생기는 여러 가지 이슈들이 있었다”며 “그동안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들을 대표 집행임원들이 집행하는 구조였는데 조금 더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실행해야 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4년부터 위메이드를 이끈 장현국 대표도 3연임을 확정했다. 이사회는 장 대표를 사내이사에 추천한 이유에 대해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경영인으로서 재직기간 동안 대표이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업무성과를 입증했고 향후에도 기업경영 및 기업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가상화폐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상장 폐지), 800억원대 영업적자 등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올해는 재무적 성과를 반드시 보여주겠다고 주주들과 약속했다. 공들여 추진 중인 블록체인 사업은 1년 단위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영진 ‘그대로’… 올해 반등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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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게임사가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것이지만 최근 성과 부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4분기 선보인 기대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기대 이하 성적을 거두면서 주춤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10년 만에 연간 영업적자를 냈는데 규모가 1044억원에 이른다. 위메이드 역시 849억원을 기록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실적 위기 앞에 게임사들은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 이사회 인원은 늘리면서도 보수 한도는 동결했다. 이사 숫자가 늘어도 보수를 동결하면 한 사람당 보수는 사실상 줄어든다.
크래프톤은 작년보다 사외이사가 2명 추가돼 이사회 인원이 5명에서 7명으로 확대됐으나 이사보수 한도는 전년과 같은 100억원이다. 넷마블도 이사 수를 5명에서 9명으로 늘렸으나 보수 한도는 80억원으로 동결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이사 수를 전년 보다 1명 추가했으나 보수 한도는 80억원으로 기존과 같게 했다.
2021년 개발자 연봉 인상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늘었지만 긴축 재정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관건은 새로운 경영 전략을 수립, IP 확장 등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있다”며 “기존 리더십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 현재의 위기 역시 이겨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봤다. 이어 “올해 여러 회사들이 신작을 대거 출시해 최근 부진을 만회한다면 주주들의 신뢰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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