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6천억원…LG전자 1조4천974억원, LG엔솔 6천332억원
현대차·기아 2조원대 전망…상장사 영업익 1위 현대차 유력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1분기에 반도체 한파로 역대급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내면서 LG전자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에도 영업이익을 역전당했다.
7일 각사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6천억원, LG전자[066570]가 1조4천974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 실적이 삼성전자의 2배를 웃돈다.
분기 영업이익에서 LG전자의 삼성전자 추월은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르기에 실적을 수치만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두 회사가 매 분기 실적 시즌 개막과 함께 같은 날 잠정 실적을 내놓으면서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하는 만큼 상징적 의미는 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1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또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4조1천214억원에 비해 95.75% 급감했다.
통상 영업이익의 60∼70%가량을 차지하며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부문이 메모리 업황 악화에 대규모 적자를 낸 여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1분기 영업손실을 4조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업계의 대대적인 감산 움직임에도 인위적인 반도체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삼성전자는 결국 이날 처음으로 감산 돌입을 공식화했다.
반면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으며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1조4천974억원은 역대 최대치였던 작년 1분기의 1조9천429억원 대비 22.9% 줄었지만, 전 분기의 693억원보다는 2천60.8% 늘었다.
또 1분기 영업이익으로 역대 3위 수준이며, 1조2천억원대 안팎이던 시장 전망치도 훌쩍 뛰어넘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여전히 가전과 TV 등의 수요는 약하지만 재고 관리에 주력하고 물류비와 원자잿값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다.
지난해 고성장하며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미래 먹거리’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호실적에 기여했다.
잠정 실적만 보면 삼성전자는 배터리 사업만 하는 LG에너지솔루션에도 근소한 차이로 영업이익 역전을 허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44.6% 증가한 6천33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5천억원 안팎이었던 최근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전기차 배터리 판매가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관련 금액 1천3억원도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1조2천137억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 만에 그 절반 이상을 벌어들였다.
또 이번에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지켜온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처음으로 현대차에 내줄 가능성이 크다.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1개월 이내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는 현재 2조8천580억원이다.
아울러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2조3천78억원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다.
rice@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