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1분기 양호한 성적표에도 실적 피크(고점 통과) 우려가 이어진다. 지난해 4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 해제되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역기저효과 때문이다. 백화점들은 정기세일 규모를 늘리고 점포를 계속 리뉴얼하며 손님 모시기에 한창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분기 백화점의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한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에는 설날과 해외여행 재개 영향으로 3.7% 감소했지만, 2월에는 8.6% 성장했다. 3월에도 따뜻한 날씨에 집객에 성공, 기존점 매출이 6~10%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된다.
2분기는 봄 정기세일, 가정의달인 5월이 있어 통상 백화점 성수기지만, 지난해 4~8월에 매출이 급증해 전년 실적을 뛰어넘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4~8월 백화점 매출은 매월 전년 동월 대비 19~31%가 증가했다. 결혼식, 돌잔치 등 격식을 차려야 하는 모임이 회복되면서 명품 수요와 함께 패션 수요가 견조했던 덕분이다.
올해는 잇딴 가격 인상에 명품 수요가 주춤한 만큼 패션, 골프, 리빙 등 카테고리에 더욱 힘을 주는 분위기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백화점 정기세일도 이들 상품에 초점이 맞춰있다.
신세계 (210,000원 0.00%)백화점은 오는 27일까지 봄맞이 세일인 ‘신백페스타’를 열고 있다. 봄 정기 세일은 보통 4월 중순까지 진행하는데 올해는 약 열흘 연장시켰다. 패션 외에 리빙, 워치주얼리를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금액의 5~7.5%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준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52,100원 ▼200 -0.38%)은 오는 16일까지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여성·남성패션, 스포츠, 유아동, 패션잡화, 리빙 등에서 지난해보다 많은 350여개 브랜드가 할인에 참여한다. 매 주말에는 상품군 및 구매 금액에 따라 5~15% 상당의 롯데상품권을 증정한다. 현대백화점은 행사 기간 행사 참여브랜드에서 봄 신상품 구매 시 최대 10% 사은혜택을 준다.
리뉴얼을 통해 신명품(해외 컨템포러리)과 영캐주얼 브랜드도 계속 확장 중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달 리뉴얼을 마치고 2층에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 전문관을,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별관에 MZ전문관을 새로 열었다. 리뉴얼 후 판교점은 명품·신명품 브랜드 수가 75개로 전년 동월 대비 40%가 늘었다. 목동점의 MZ전문관은 총 227개 입점 브랜드 중 백화점에 처음으로 입점하는 브랜드가 38개나 된다.
국내 단일 점포 기준 매출 1위인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7월 리뉴얼을 통해 화장품 전문관을 만는데 이어 올해는 프리미엄 골프전문관을 열었다. 신규 브랜드 6곳을 추가하고 신세계가 운영하는 골프샵에는 라운지형 컨셉의 골프클럽 시타실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2021년에 폐점한 신세계 면세점 자리도 리뉴얼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공식적인 리뉴얼 계획은 없지만 소공동 본점의 영플라자, 강남점 등이 리뉴얼 대상지로 꼽힌다. 소공동 본점의 경우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리뉴얼해 해외패션, 컨템포러리 등 프리미엄 상품군을 강화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에 소비심리가 불안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소비가 꺾이는 징후도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처럼 백화점 실적이 고공행진하기는 어렵겠지만, 리뉴얼에는 최소 6개월~1년이 걸리는 만큼 노후화된 점포들은 꾸준하게 개선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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