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정치인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대상으로 명예훼손 관련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이 실제로 진행되면 생성형 AI에 대한 첫 명예훼손 소송 사례가 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호주 햅번 샤이어의 브라이언 후드 시장이 오픈AI를 대상으로 명예훼손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드 시장은 챗GPT가 자신을 2000년대 초 호주조폐공사(NPA) 해외 뇌물사건에 연루된 인물로 설명하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며 해당 정보를 수정하지 않으면 오픈AI를 고소하겠다고 경고했다. 해당 뇌물 사건은 호주중앙은행(RBA) 자회사인 NPA와 시큐런시(Secureency)의 고위 임원들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플라스틱 은행권 납품 계약을 따내고자 현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사건이다.
현재 챗GPT에 ‘브라이언 후드가 시큐런시 뇌물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고 물으면 “후드는 폴리머 노트(polymer note·지폐를 대체하고자 개발된 플라스틱 은행권) 납품 계약을 따내기 위해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시큐런시 뇌물 스캔들’에 연루된 임원 중 한 명”이라고 답한다. 또 “후드는 뇌물를 제공한 혐의로 두 차례나 기소됐고, 2012년 유죄를 인정했다”고 설명한다.
후드 시장의 변호인단은 후드 시장이 NPA에서 근무한 것은 사실이나 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후드 시장은 NPA가 화폐 인쇄 계약을 위해 외국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발견해 당국에 신고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달 21일 오픈AI에 보낸 서면에서 28일 이내에 관련 오류를 수정하라고 요구했고, 정보 수정이 없을 시 명예훼손으로 오픈AI를 고소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오픈AI는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후드 시장의 변호를 담당하는 로펌 고든 리걸의 제임스 너턴 파트너 변호사는 “후드 시장은 선출직 공무원으로 그의 명예는 (시장) 역할을 수행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명예훼손 법을 AI와 정보기술(IT) 분야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너턴 변호사는 후드 시장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노출됐는지에 따라 손해배상금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며 최소 20만호주달러(약 1억7562만원) 이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호주에서 명예훼손 손해배상금은 최대 40만달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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