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 일자리 수가 감소해 거의 2년 만에 1000만개 아래로 떨어졌다. 실업률은 소폭 상승세인 가운데 고용주의 근로자 수요가 완화됐다는 신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효과로 노동시장 과열이 식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에 따르면 2월 구인 건수는 993만개로 1월(1060만개) 대비 7%가량 감소했다. 전월보다 60만개가량 줄어든 것으로, 일자리 수치가 1000만개 밑으로 내려간 건 2021년 5월(920만개)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노동부는 1월 구인 건수 수치도 1082만4000건에서 1056만3000건으로 하향 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여전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전인 2020년 2월(700만명)의 구인 수요를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업률도 소폭 상승했지만 3.6%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WSJ은 “2월의 구인공고는 일자리를 구하는 실업자 수인 590만명을 훨씬 웃돌고 있어 노동 시장이 여전히 빡빡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약간 냉각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시장 분석업체 라이트캐스트(Lightcast)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론 헤트릭은 “드디어 회사들이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며 “노동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다. 경제 연착륙 신호다”고 평가했다.
노동부는 2월 정리해고가 150만명으로 전달(170만명)보다 줄었으며 주로 레저 및 접객업,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에서 해고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정리해고가 이어지지만, 실업수당 신청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WSJ은 “일부 해고 근로자는 새로운 일자리를 빨리 찾거나 넉넉한 퇴직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실업 지원 신청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기술 및 기타 산업 분야의 회사가 정리해고를 발표하는 동안 많은 고용주, 특히 소매업, 레저 및 접객업 분야에서 꾸준히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어서다. 식당, 병원, 요양원에서의 고용이 2월 일자리 증가를 이끌었다고 WSJ은 분석했다.
2월을 기점으로 노동시장 과열이 식어간다면, 연준의 ‘인플레이션을 줄이기 위한 금리’ 논리가 약해질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금리인상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강력한 노동 수요가 임금을 상승시키면서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도 “2월 고용지표는 미국 노동 시장의 열기가 마침내 식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금리 인상 사이클의 중단 여부를 고려하고 있는 연준에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