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엄마’ 오랑우탄, 사육사 시범 보고 모유수유 성공…’똑똑해’

수유하는 오랑우탄 ‘조이’ /사진= =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 홈페이지 캡처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던 오랑우탄이 울타리 너머 사육사의 시범을 보고 새끼 오랑우탄에게 젖을 먹이는 데 성공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버지니아주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에 있는 14살 오랑우탄 ‘조이’가 엄마가 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고 보도했다.

조이는 일반적인 오랑우탄과 다르게 출생 9개월 만에 엄마를 잃고 오랑우탄의 양육방식을 경험하지 못했다. 엄마 오랑우탄은 대개 새끼가 8살이 될 때까지 함께 지내는 경우가 많고, 다 큰 오랑우탄도 때때로 엄마를 만나러 가며 가깝게 지낸다.

하지만 조이는 이런 경험이 없어 자신이 낳은 아기를 키우는 데 애를 먹었다. 조이는 2021년 첫 아이 ‘타비’를 낳았지만 타비를 품에 안지 못하고 음료 캔인양 손에 쥐고 다니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양육에 필요한 모유수유를 하지 않자 사육사들은 타비를 엄마 조이로부터 떼어내 직접 돌봤다.

그런 조이가 지난해 4월 둘째를 가지게 되면서 사육사들은 조이의 모성 본능을 일깨워주기 위한 방법을 총동원했다.

오랑우탄 ‘조이’에게 시범을 보이는 사육사. /사진= = 메트로리치먼드 동물원 홈페이지 캡처

먼저 울타리 안에 40인치 TV를 설치해 오랑우탄의 출산과 육아를 다룬 유튜브 영상을 틀어줬다. 또 사육사들이 인형을 품에 안은 채 직접 바닥을 기거나 비스킷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이 동물원 소속 사육사 터너는 자신의 4개월 된 아들 케일럽을 데려와 조이 앞에서 직접 모유 수유 시범을 보였다. 터너는 조이가 사는 구역의 울타리 밖에 앉아 케일럽과 조이의 새끼, 뒤이어 자신의 가슴과 조이의 가슴을 번갈아 가리키며 차근차근 설명해나갔다.

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던 조이는 터너의 시범이 끝나고 하루가 채 안 돼 처음으로 모유 수유를 하기 시작했다.

동물원 측은 “조이는 새끼와 깊은 유대감을 느끼고 있다”며 “수유할 때도 새끼가 내는 소리에 따라 자세를 바꾸는 등 능숙해졌다”고 전했다.

제시카 그링 동물원 책임 사육사도 “오랑우탄은 유인원 가운데 가장 지능이 높은 종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해하고 배우는 능력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