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로 시민들이 들어서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최대 100만원까지 당일 대출해주는 소액생계비(긴급생계비) 대출이 이날부터 시작된다. /사진=뉴스1 |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A씨는 밀려있는 인터넷강의 결제비용 100만원을 빌리기 위해 ‘소액생계비대출’의 문을 두드렸다. 한부모가족으로 어머니는 몸이 불편하고, 취준생인 본인은 소득이 없는 형편이었다. 이미 생활비 마련을 위해 카드 현금서비스, 리볼빙 서비스를 사용했고, 연체가 발생 중이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소액대출은 물론 연체된 카드론 3건에 대한 채무조정제도도 안내했다.
금융취약계층에게 최대 100만원을 당일 대출해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이 출시 1주일 동안 약 35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1인당 64만원을 현장에서 빌렸다. 대부분 대출상담과 함께 채무조정, 복지연계 등 복합상담을 받았다.
2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27~31일 예약된 소액생계비대출 상담 5747건이 진행됐다. 이 중 5499건, 35억1000만원의 대출 신청이 접수됐다. 나머지 건은 저신용·저소득요건 불충족자, 조세체납자, 금융질서문란자로 지원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이면서 신용점수가 하위 20%인 금융취약층을 대상으로 상담 당일 50만원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교육비, 주거비, 병원비 등 증빙이 가능하면 최대 1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무소득자는 물론 연체자도 신청이 가능하다.
지난달 27~31일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64만원이다. 대출신청 접수건 중 대출금액 50만원 건은 3874건, 병원비 등 자금용처가 증빙된 50만원 초과 건은 1625건이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서금원 상담 시 채무조정, 복지, 취업 등과 연계한 복합상담이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 생계비를 지원받은 이들의 자활을 도와 안정적인 현금 확보를 가능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실제 A씨처럼 채무조정 등 복합상담이 이뤄진 건수는 5264건에 이른다.
상담을 받은 40대 남성 B씨는 50만원 대출 상담 과정에서 잊고 있던 휴면예금 6만원가량이 조회돼 생활비에 보탤 수 있었다. 100만원을 빌리고, 하루에 2만원씩 65일 상환해야했던 C씨는 불법사금융 신고가 상담을 통해 이뤄졌다.
복합상담에 대한 금융취약층의 만족도가 높다는 게 서금원의 설명이다. 복합상담은 채무조정이 224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복지연계 1298건 △취업지원 583건 △휴면예금 593건 △불법사금융 신고 48건 순이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취재진과 만나 “소액생계비 대출 상담 가운데 83%가 취업 알선, 복지 지원, 채무조정 등과 연계됐다”며 “불법사금융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안정된 현금 흐름이 있어야 하는데 상담을 통해 이런 프로그램과 취약계층을 연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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