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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피폭 두려움 안고’ 원전 폐기물 마주해보니…”현실은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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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자력발전소 건식저장시설인 맥스터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발전소 건식저장시설인 맥스터 전경.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지금 서 있는 곳 바로 아래에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돼 있습니다. 바로 옆 건물에서는 매일매일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합니다. 오늘도 이 곳 옥상에서 관련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원자력 발전이 담보하는 전력 생산의 신뢰감만큼 ‘핵 폐기물’이라는 막연한 두려움과 최종 처분에 관한 우려가 상충한다. 사용한 만큼 자연스레 발생하는 원전 부산물에 대한 정부 관리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찾았다.

지난달 30일 방문한 월성 원자력발전소는 중수로 원전 3기를 운영하는 곳으로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원전 가동량에 비례해 사용후핵연료는 증가한다. 현재까지 국내에는 51만8897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원전 부지 내에 저장돼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관련 법에 따라 결국 ‘고준위방사성폐기물’로 지정돼야 한다. 다만 현재 국내에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최종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전기 사용을 줄이지 않는 이상 원전은 계속 가동해야 하며 최종 처분장 건설 이전에 임시저장시설 이용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덩그러니 서 있는 300기의 원형 콘크리트 용기와 일반적인 직사각형 형태의 콘크리트 건물 앞에 서 있던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여기에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돼 있고 매일매일 저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위에서 찍은 방사선 선량계 수치.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위에서 찍은 방사선 선량계 수치.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테러 위험’, ‘반감기 10만년’, ‘피폭 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방사선 배출’ 등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방문한터라 다소 황당하기도 했다. 안전 거리를 확보하고 멀찌감치서 확인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으나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된 건물 옥상에 올라가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대략 매일 오후 3시까지는 사용후핵연료 저장 과정이 같은 장소에서 이뤄진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한수원에 따르면 원자로에서 사용된 핵연료는 6년간 습식저장시설을 거친다. 쉽게 말하면 물로 열을 식히는 과정이다. 이후에는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에서 ‘자연 바람’으로 열을 낮추고 보관한다. 우선 1단계로 핵연료 피복제로 방사선 노출 등을 차단한다. 이후 2단계로 핵다발을 실린더에 넣고 밀봉한다. 3단계로 실린더를 콘크리트 바스켓에 넣고 재차 보관 안전성을 강화한다.

이후 사일로, 캐니스터 등 원통형 콘크리트 저장용기, 맥스터 등 콘크리트 건물 등의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로 이동한다. 정부는 지진, 해일 등 자연 재해, 비행기 추락 등 최악의 조건에서도 버틸 수 있게 법망을 강화해왔고 한수원은 이를 이행하고 있다.

다만 부지 재 저장시설은 임시인 만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제정과 최종처분시설 마련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현재도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지만 인간의 활동 영역 밖에서 처분하는게 필요하다는 것은 과학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월성 원전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 이와 유사하게 관리되고 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해수면 130미터 아래 지하동굴에 원전 가동에 따라 사용된 옷가지, 유지·보수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 등을 보관한다. 경주 문무대왕릉이 보이는 부지에서 1.4㎞의 길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해수면 아래 80미터 지점에 6기의 폐기물 저장용 사일로가 설치돼 있다. 200ℓ 10만 드럼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동굴처분시설. /사진제공=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동굴처분시설. /사진제공=한국원자력환경공단

사용후핵연료저장시설과 마찬가지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도 안전모, 봄철 외투 정도 두께의 방호복, 목장갑 두께의 장갑만 착용 후 시설을 둘러볼 수 있었다. 저장이 진행 중인 사일로에 접근해 설치된 ‘방사성감시기’의 수치를 확인했다. 0.1μSv/h(시간당 마이크로시버트) 수준이었다.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자연방사선 수치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0.1~0.3μSv/h다.

지하저장시설이 1단계라면 2단계 저장시설인 표층처분시설은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200ℓ 12만500드럼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로 2024년까지 건설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원자력환경공단은 1단계, 2단계, 3단계 등의 처분시설 건설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200ℓ 80만 드럼을 처분할 수 있는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가동중인 25기 원전 해체에 따른 폐기물까지 포함한 수치다.

정부는 60~80년 후 해당 시설의 운영이 종료될 것으로 보고있다. 운영이 종료된 해당시설은 콘크리트와 돌 등으로 사일로부터 터널, 입구까지 모두 봉쇄된다. 이후에는 300년간 제도적 관리기간에 돌입한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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