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로 사회적 비판에 휩싸였던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방문을 기점으로 은행들은 ‘통 큰 선물’을 줄줄이 선보였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모든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7%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이 같은 발표는 이 원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참석한 ‘시니어 플러스’ 영업점 개점식에서 나왔다. 우리은행은 금리 인하 외에도 청년 자립 지원을 위한 도약 대출, 소상공인 긴급대출 등 총 20조원 규모의 상생 금융 패키지를 선보였다. 고객에게는 연간 2050억원 규모의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이 원장의 방문 시점에 맞춰 가계대출 금리 인하를 포함한 금융지원책을 꺼냈다. 이 원장은지난 2월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을 찾아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를 가졌고, 하나은행은 서민 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인하했다.
이후 이 원장은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상생 금융 확대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 간담회’를 가졌고, 이날 KB국민은행은 개인 신용대출 최대 0.5%포인트,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3%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신한은행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을 찾아 ‘상생 금융 간담회’를 열었고, 신한은행은 이 자리에서 가계대출 금리 인하를 포함해 총 1623억원에 달하는 금융 지원책을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이 원장의 이 같은 행보가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사단으로 분류되는 이 원장의 총선 출마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에는 이 원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거주지를 이전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다만 이 원장은 아직까진 선을 긋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달 30일 우리은행 시니어 플러스 영업점 개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10년째 살고 있는 집에서 아직 살고 있다”며 “주소지를 옮긴 적 없고, 앞으로도 옮길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그는 최근 비공개 임원회의에서도 “금감원에 거머리처럼 딱 붙어 끝까지 열심히 일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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