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수아씨(37)는 요즘 은행들이 속속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지웠던 인터넷은행 앱을 다시 설치했다. “집 가격이 앞으로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거 같고 금리도 좀 내렸다고 해서 날이 풀리고 난 다음부터 아파트를 구경하고 있다”며 “오랜만에 인뱅에서 금리를 찾아봤는데 주담대 변동금리가 3%대라서 깜짝 놀랐다. 이 정도 금리면 대출받아서 이사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은행들의 금리 내림세가 뚜렷해졌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로 내려왔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탓에 올해 1월만 해도 최대 8%까지 올라갔었던 때와 비교하면 대폭 떨어진 수준이다. 27일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각각 하단~상단 기준으로 3.62~5.82%, 3.62~5.42%였다. 고정금리 역시 3~5%대에 머문 수준이었다.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로 최저금리가 3%대였다.
시중은행들에서도 3%대 주담대 금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중은행에선 변동금리보다 5년 고정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고정금리가 더 낮다. 국민은행(3.66~5.06%)과 하나은행(3.94~4.5%), NH농협(3.96~5.86%)이 금리 3%대 고정금리 주담대를 내놨다. 변동금리의 경우 아직 5대 은행 모두 최저금리가 4%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빠르게 내려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 수준이 더 낮아진 것”이라며 “요즘엔 주담대 고객 10명 중 7명이 고정금리를 선택한다”고 전했다.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의 지난달 주담대 금리 구간별 취급비중(분할상환방식)을 보면, 전체 주담대 대출액 중 금리 3.5~4% 미만 대출을 받은 비율은 케이뱅크가 3.8%, 카카오뱅크가 2.4%를 차지했다. 신한은행도 2%를 기록했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3%대 대출이 씨가 말랐었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가 비교적 안정된 셈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3월에는 3%대 대출이 전달보다 확연히 늘어날 것”이라며 “비거치, 대환대출 고객 대상을 대상으로 금리 할인 혜택까지 줘서 최대 0.6%포인트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며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조금 더 낮은 편이라 주담대 고객 3명 중 1명은 대환대출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런 금리 하락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미국의 긴축기조가 사실상 끝났다는 기대감이 커졌고 이것이 은행채 금리에 반영돼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와 전세자금 대출의 지표인 은행채 2년물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며 “이에 더해 금융당국이 금리 인하를 압박해 3%대 금리 재등장을 거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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