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의 혁신기업답사기]<1>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 인터뷰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에는 ‘혁신’을 위해 피·땀·눈물을 흘리는 창업가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꿈꾸는 혁신을 공유하고, 응원하기 위해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혁신기업답사기]를 연재합니다. IB(투자은행) 출신인 김홍일 대표는 창업 요람 디캠프 센터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 중인 베테랑 투자전문가입니다. 스타트업씬에선 형토(형님 같은 멘토)로 통합니다. “우리 사회 진정한 리더는 도전하는 창업가”라고 강조하는 김 대표가 만난 첫 번째 주인공은 수면 정복에 나선 삼분의일 전주훈 대표입니다.
“두 번째 사업이 잘 안돼 정리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빚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잠을 못이룰 때가 많았습니다. 잠을 못잔다는 게 굉장히 큰 문제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39·사진)는 “과거 두 번의 사업실패로 큰 문제를 해결해야 큰 비즈니스가 된다는 걸 인지한 만큼 수면솔루션은 큰 비즈니스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세 번째 창업에 도전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2017년 2월 설립된 삼분의일은 매트리스·토퍼·베개 등을 판매하는 슬립테크 스타트업이다. 첫 제품인 매트리스를 출시한 건 2017년 6월이다. 삼분의일이 발굴한 첫 고객은 개발자들이었다. 전 대표는 “개발자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5배, 10배 비싼 키보드나 의자를 구입하는데 망설이지 않는다”며 “판교에 있는 5년차 서버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잠을 잘자야 깨어있는 시간에 최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매트리스를 선보이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렇게 개발자들 사이에서 ‘꿀잠 자는 매트리스’로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도 쑥쑥 늘었다. 지난해까지 매트리스 실제 사용자는 6만여명, 누적 판매액은 500억원이 넘는다. 전 대표는 “사용자들이 잘 못느끼지만 필요하다고 해서 먹는 비타민이 신용제라면 잘잔 것같다고 느끼는 정성적인 평가가 나오는 게 경험제”라며 “수면은 우리 매트리스를 통해 경험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분의일은 오는 6월 혁신적인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생체신호를 측정·분석해 최적화된 수면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매트리스다. 전 대표는 “사람마다 숙면할 수 있는 수면온도가 다르다. 너무 더워도 너무 추워도 잠을 잘 자기 어렵다”며 “스마트 매트리스는 호흡센서와 심박센서를 탑재해 언제 잠들고 깨는지 등 이용자의 수면 데이터를 측정·분석해 숙면할 수 있도록 개인 온도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온열을 제공하는 매트리스는 있었지만 온도를 낮춰 시원하게 해주는 기능을 제공하는 매트리스는 없었다. 삼분의일은 고가의 와인 냉장고에 들어가는 펠티어 반도체 소자를 적용해, 땀을 흘리지 않고 쾌적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온도를 조절해주는 혁신 매트리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 대표는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는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자고 있는지에 대한 자신의 ‘수면 프로필’을 알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삼분의일은 이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수면 문제를 해결해주는 수면 토탈 솔루션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게 기술로 가능한가…”오는 6월 스마트매트리스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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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홍일 대표가 질문하고 전주훈 대표가 답한 일문일답.
Q) 삼분의일은 수면시간을 의미하는 것 같다. 직관적이다. 본인에게 잠은 어떤 의미인가?
A) 웰니스 관점으로 보고 있다. 잠자는 시간을 완벽하게 제공하면 깨어있는 나머지 3분의 2시간을 더 잘 지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시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일수록 잠자는 시간을 잘 다듬어야 깨어 있는 시간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Q) 삼분의일이 가격을 의미한다는 얘기도 있다.
A) 삼분의일이 지향했던 것은 하루 3분의 1을 완벽한 수면으로 채우겠다는 메시지였다. 그런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3분의 1 가격의 가성비 메트리스로 입소문이 났다. 좋으면서도 안타까웠다.
Q) 가격을 3분의 1로 낮출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
A) 우선 물류비 절감이었다. 첫 번째 혁신은 국내 처음으로 ‘매트리스 인 박스’라는 카테고리를 만든 것이다. 압축기기를 통해 메트리스를 1m 정도 되는 박스에 넣으면서 택배를 이용할 수 있었다. 전국 익일 배송을 하면서도 물류비가 5분의 1로 줄었다. 두번째 혁신은 글로벌 원료 회사인 다우케미컬과 협업해서 원료를 직접 개발한 것이다. 흔히 비싼 브랜드에는 비싼 메모리폼이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화학제품이라 차이가 거의 없다. 단순히 브랜드 차이다.
Q) 보편적으로 50대 이상은 수면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A) 50대로 넘어가면 갱년기 증상으로 새벽에 깨거나 새벽잠이 없어진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지금 50대는 ‘삼당사락(三當四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잠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시대를 살아온 분들이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Q)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게 기술로 가능한가.
A) 수면을 개선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그중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게 온도다. 이를 테면 더운 여름에 매트리스를 차갑게 만들어주면 아침에 쾌적하게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온도를 조절하면 슬립 레이턴시(수면잠복기, 잠을 자려고 시작한 시간부터 잠들기까지 시간)가 짧아져 잠에 빨리 들게 된다. 새벽에 깨는 건 깊은 잠에서 자꾸 빠져나오는 건데 온도를 좀 더 낮게 유지하면 새벽에 안 깨게 된다. 이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얘기다. 삼분의일은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매트리스를 개발 중이다. 수면 온도라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6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Q) 이미 황토 침대에 온도조절과 안마 기능을 넣은 타사 제품이 고가에 팔리고 있다.
A) 그 제품은 안마의자에 온열기능이 있는 것과 같다. 따뜻하게 온도를 조절해주는 것은 쉽다. 사실 시원하게 해주는 게 어렵다. 보일러 회사에서 먼저 쿨기능을 시도했는데 모터소리가 시끄러워 오히려 잠을 방해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우리는 고가의 와인 냉장고에 들어가는 펠티어 반도체 소자를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용하면서 차갑게 하는 게 가능해졌다.
Q) 올해 내놓을 신제품은 어떤 제품인가.
A) 핵심은 매트리스 안에 장착한 센서다. 호흡센서와 심박센서가 들어있어서 사용자가 언제 매트리스에 올라오는지, 언제 잠드는지, 언제 깨는지, 언제 매트리스에서 나가는지 등 시점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심지어 코고는 소리도 녹음된다. 이렇게 사용자의 수면상태를 매일 밤 정량화할 수 있다. 10일 정도 자게 되면 이 사람이 몇 도가 되면 빨리 잠들고, 몇 도를 유지해 주면 숙면을 오래 유지하고, 깨어나기 전에는 몇 도를 제공해줘야 하는지, 언제 알람을 줬을 때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는지 등을 분석해 개인화된 온도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수면이 개선될 수 있게 하는 알고리즘을 ‘수면 자율주행’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우리는 이 알고리즘을 최대한 빨리 고도화해 판매할 계획이다.
Q) 슬립테크 산업은 어떻게 발전할 것이라고 보는가.
A) 빠르면 5년, 10년 안에는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자고 있는지에 대한 자신의 ‘수면 프로필’을 알게 될 것 같다. 삼분의일이 지금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어떤 이유에서 숙면을 못하는지, 잠을 자려고 시작한 시간부터 잠들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잠이 깬 후에도 한참동안 일어나지 못하는 수면 관성이 얼마나 센지 등의 개인화된 수면 프로필을 우리가 만들어줄 계획이다. 개인이 수면프로필을 갖고 있으면 이를 해결해줄 솔루션을 찾아주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때 삼분의일은 수면 토탈 솔루션 회사로 성장할 것이다.
Q) 후배 창업자들이 이것만은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게 있나.
A) 초기엔 사업이 이렇게 인생을 갈아넣어야 되는지 몰랐다. 세번째 사업을 하다 보니까 섣불리 창업했던 그때로 돌아간다면 좀더 신중할 것 같다. 이제 성공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도구들이 많다. 이를테면 삼분의일의 경우 제품 출시 전 정부 지원을 받아서 만족도 조사를 했다. 잠을 잘 못자는 분들에게 매트리스 50개 정도 제공하고 한 달 뒤 마음에 안들면 반품하고 마음에 들면 구입하도록 한 것이다. 구매율 50%를 넘지 얺으면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다행히 구매율이 60%를 넘어 바로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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