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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지난해 배당총액을 전년 대비 23.1% 확대하면서 배당 성향을 전년보다 0.5%포인트 확대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금융시스템 불안정성 확대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국책은행이 배당을 크게 확대하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의 의안으로 주당 960원의 현금배당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의 지난해 총 배당액은 7655억2900만원으로 전년(6219억9200만원) 대비 23.1%(1435억3700만원) 늘어난다.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은 31.2%로 책정됐다.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은 지난 2020년 29.5%, 2021년 30.7% 등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기업은행의 최대 주주는 기획재정부로 기업은행 지분 59.5%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기재부가 IBK기업은행에서 받는 배당액은 약 4560억원이다. 전년(3701억원) 대비 약 860억원 늘어나는 셈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재부 배당협의체의 결정에 의해 배당금이 결정된다”며 “기재부에서 결정된 배당금액 등이 은행으로 통보가 오면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배당금을 지급하는 절차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는 평균 배당성향 축소
반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평균 배당성향이 25.5%로 전년(25.7%)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22.8%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27.0%, 우리금융은 26.0%로 전년 대비 각각 0.4%포인트, 0.7%포인트 상승했다. KB금융은 전년과 같은 26.0%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배당 확대보다 충당급 적립 등 자본 건전성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등을 연내에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간접적으로 은행에 배당성향을 낮추라고 압박하는 모습이다.
신용팽창기에 은행에 추가 자본을 최대 2.5%까지 적립하도록 하고, 경색 국면에선 적립 의무를 완화해 자금 공급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금융당국은 바젤Ⅲ 자본규제의 일환으로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를 2016년 도입했지만 현재까지 은행이 해당 제도를 명목으로 추가로 쌓은 자본은 거의 없다. 은행권에선 금융당국의 이같은 요구를 맞추기 위해선 배당성향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돈잔치 비난에도” SC제일·씨티 2300억원 해외로
한편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주요 외국계 은행 역시 지난해 호실적을 기반으로 2300억원 이상의 돈을 본국에 송금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6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160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의결,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한다. 이는 지난해(800억원)보다 두배 늘어난 수치다.
씨티은행도 지난달 15일 정기 이사회에서 732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씨티은행은 지난 2020년 465억원을 배당했으며 2021년에는 소매금융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으로 인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배당하지 않았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배당금 전액은 본사로 보내진다. SC제일은행의 지분 100%는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이 보유하고 있고 씨티은행의 최대 주주는 미국 씨티그룹이 100% 출자한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로 지분율은 99.9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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