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블룸버그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뉴욕증시의 금융주가 최악의 한 주를 보냈지만, 기술 대형주들은 시가총액을 수백조 원을 늘리는 최고의 한 주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SVB 파산 사태로 인한 금융 위기 우려가 커지자 트레이더들은 현금이 풍부한 대차대조표에 주목했고, 이는 미국 대형 기술 기업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4개 기술 및 인터넷 기업으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모기업), 아마존닷컴, 애플의 시가총액은 이번 주(13~17일)에만 무려 5600억 달러(약 733조3200억원)가 늘었다. 특히 MS는 주간 기준 2015년 4월 이후 최고 상승률인 12% 이상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알파벳도 12% 급등하며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마존닷컴과 애플의 주간 상승률은 각각 9.1%, 4.4%였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 주간 상승률 추이 /사진=블룸버그 |
미국 빅테크(기술 대기업) 4인방의 강세에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100지수의 주간 상승률도 5.8%를 기록,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오름폭은 1.4%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 최대 대출기관 22곳을 추적하는 KBW 은행지수의 이날 기준 주간 하락률은 15%로 집계됐다. 전주에는 16% 급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었다.
블룸버그는 “SVB와 시그니처은행 붕괴로 촉발된 금융 부문의 혼란이 경제의 다른 부문에 대한 위험 인식을 강조하면서 ‘빅테크가 더 안전하다’는 분위기가 시장에 퍼졌다”며 “이런 분위기가 투자자들의 기술주 매수를 촉진했다”고 전했다.
미 시장조사업체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발 투자 전략가는 “기술주는 전통적인 경기 순환 종목보다 안전한 피난처에 가깝다. 또 (지난해 급락세로) 이미 가격 재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다른 종목에 비해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부문의 불확실성과 대조적으로 주요 기술주들은 견고한 수익원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경기 침체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고, 이런 점이 현재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투자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얘기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