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올리는 중국의 예비 부부들 2015.10.26/뉴스1 |
거액의 돈을 여성의 집에 주고 아내를 맞이하는 ‘지참금'(차이리) 관습이 중국을 멍들게 하고 있다. 신랑 측은 엄청난 ‘비용’ 부담에 허덕이고, 마치 팔려가듯 떠밀려 결혼해야 하는 여성들이 구조되는 일도 벌어졌다.
11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한 결혼식장에서 신랑 가족은 결혼식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채 이곳저곳에 돈을 빌리려 동분서주했다. ‘신붓값’이 입금돼야 한다며 신부가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신부 가족은 50만위안(약 9540만원)을 요구한 걸로 알려졌다.
쓰촨성에서 한 여성의 부모는 약 5000만원인 신붓값 26만위안을 받고 딸을 시집보내겠다고 한 남성에게 약속했다. 불과 16살인 딸은 한 번도 못 본 남성과 결혼해야 한다는 소식에 다른 지역으로 도망쳐 살았다.
그런데 약속대로 돈을 건넨 남성은 여성의 직장까지 찾아왔고 그를 강제로 차에 태워 데려갸려 했다. 휴게소에서 구조요청을 한 여성은 경찰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다.
신랑이 신부 가족에게 주는 ‘신붓값’ 차이리(彩禮)는 감사의 뜻을 보이는 전통이었지만 현대사회에 변질되면서 이처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아들이 있는 집에선 결혼을 시키기 위해 거액의 돈이 필요해 부담스럽다. 돈을 받고 딸을 결혼시키는 여성의 부모에 대한 비난도 있다.
중국 당국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지참금 규모는 과거보다 늘어나 신랑도 신부 측도 불행한 일이 계속된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해마다 연초에 발표하는 ‘중앙 1호 문건’에 올해 결혼 지참금 문제를 담아 눈길을 끈다. 1호 문건은 중국 지도부가 그해 최우선 정책 과제를 담는다.
올해 문건에는 농업, 농민, 농촌 등 이른바 ‘삼농'(3농) 문제 해결과 함께 지참금 해결을 다뤘다. 중국 당국은 고가의 예물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과도한 차이리 등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각 지역에 깊숙이 퍼져있는 차이리 관행을 과연 단기간 뿌리뽑을 수 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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