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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개량신약에 다른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를 내놓은 ‘패밀리 신약’ 전략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서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리며 블록버스터로 성장해 브랜드파워를 갖춘 만큼 제약사들은 패밀리 신약 제품군 다양화에 한층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패밀리 신약을 보유한 한미약품, LG화학, JW중외제약, 보령(옛 보령제약) 중 패밀리 신약이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보령인 것으로 파악된다.
보령은 2010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15호 신약으로 승인받은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성분 피마사르탄)와 ▲카나브에 고혈압 치료약물 암로디핀을 결합한 듀카브 ▲카나브에 고지혈증 치료성분 로수바스타틴을 추가한 투베로 ▲듀카브에 로수바스타틴 성분을 결합한 듀카로 ▲카나브에 고지혈증 치료약물 아토르바스타틴을 합친 아카브 ▲카나브에 이뇨제 성분을 더한 라코르 등을 카나브패밀리로 두고 있다. 지난해 6월 듀카브에 이뇨제 성분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결합한 듀카브플러스도 추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보령의 카나브패밀리 원외처방액은 2022년 1418억원에 이른다. 원외처방액이 모두 실제 매출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2022년 연매출 7605억원의 18.6% 수준이다. 카나브패밀리의 원외처방액은 2020년 1039억원, 2021년 1271억원으로 모두 1000억원을 넘겼으며 2020년 매출의 18.5%, 2021년 매출의 20.3%를 기록했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달 1일부로 카나브의 물질특허가 만료돼 카나브 제네릭(복제약) 시장이 본격 열리게 되면서 카나브패밀리의 매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하지만 보령은 오히려 이를 카나브패밀리 시장 확대 기회로 여기고 있다. 카나브에 다양한 약물을 결합한 복합제를 시장에 선보임으로써 카나브패밀리 영역을 세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령 관계자는 “다양한 카나브패밀리 라인업을 구비하면 환자들에게 맞춤형 처방이 가능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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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LG화학·JW중외제약은?
한미약품과 LG화학, JW중외제약의 패밀리신약의 최근 3개년도 원외처방규모도 상승세를 보이며 전체 매출 신장에 기여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09년 국산 1호 개량신약인 고혈압 치료약물 2종(암로디핀·로사르탄)을 결합한 아모잘탄을 중심으로 ▲아모잘탄에 고지혈증 치료약물 로수바스타틴을 추가한 아모잘탄큐 ▲아모잘탄에 이뇨제 성분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결합한 아모잘탄플러스 ▲아모잘탄큐에 고지혈증 치료약물 에제티미브를 더한 아모잘탄엑스큐를 아모잘탄패밀리로 구성하고 있다.
최근 3년 아모잘탄패밀리 원외처방액은 2020년 1199억원, 2021년 1255억원, 2022년 1305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의 전체 매출은 1조759억원, 1조2032억원, 1조331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아모잘탄패밀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1.1%→10.4% →9.8%로 조금씩 낮아지고 있지만 이는 한미약품이 다양한 개량신약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LG화학은 2012년 식약처에서 국산 신약 19호로 허가받은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성분 제미글립틴)를 중심으로 ▲제미글로에 당뇨병 치료약물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제미메트 ▲제미글로에 고지혈증 치료성분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제미로우를 제미글로패밀리로 보유하고 있다. 제미글로패밀리의 원외처방액은 2020년 1197억원, 2021년 1303억원, 2022년 1330억원으로 파악된다. 특히 제미메트의 매출이 813억원→908억원→936억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 사업부는 제미글로패밀리와 성장호르몬 유트로핀 등의 매출 확대에 힘입어 2020년 6614억원, 2021년 7600억원, 2022년 9100억원으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JW중외제약은 2003년 일본 제약사 코와·니산화학에서 국내 개발·판권을 도입해 2005년 출시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바로(성분 피타바스타틴)에 ▲리바로에 고혈압 치료약물 발사르탄을 더한 리바로브이 ▲리바로에 고지혈증 치료약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리바로젯을 리바로패밀리로 두고 있다. 보령·한미약품·LG화학과 달리 해외 제약사의 약물을 국내 도입해 지난해 원외처방액 규모가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원외처방액 규모는 2020년 849억원, 2021년 916억원에서 2022년 1254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리바로패밀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5%→15.1%→18.3%로 확대되면서 전체 매출 규모도 5473억원→6066억원→6844억원으로 커졌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리바로브이에 고혈압 치료약물 암로디핀을 결합한 복합제 출시를 목표로 국내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리바로패밀리를 더욱 다양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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