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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회사’ 대우조선의 저가수주에 멍든 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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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조선업계 저가수주 여파가 현재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선박.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공적자금 15조원 투입’ 대우조선, 혈세 회수 가능성은 ‘글쎄’
②’주인 없는 회사’ 대우조선의 저가수주에 멍든 K-조선
③K-조선 1위 지키려면… “빅2 재편해야”

대우조선해양 주도로 진행됐던 조선업계의 저가수주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과거 중견 조선사들의 몰락을 이끌었던 저가수주는 최근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을 지연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조선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대두된 인력난도 저가수주로 인해 노동자들에게 적정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대우조선發 저가수주 경쟁… 중견 조선사 ‘직격탄’

조선업계 저가수주는 2009년 전후에 시작됐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발주가 줄면서 공급 과잉이 발생, 입찰 시장에서 수주가격이 하락했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신규 건조 선박 가격을 지수화한 지표인 신조선가지수는 2008년 9월 190포인트를 기록한 뒤 2010년 3월까지 지속 하락했다. 2010년 4월에는 137포인트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수주절벽 영향으로 등락을 반복하다 2017년 3월 121포인트까지 떨어졌다. 2003년 12월(119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선가지수는 2020년까지 130포인트 안팎에 머물렀다.

국내 조선사들은 신조선가 하락에도 수주를 이어갔다. 저가에 수주하겠다는 회사가 잇따르면서 선가지수가 한동안 회복하지 못했다.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출혈경쟁을 이어가며 해외 선주사들만 이익을 챙겼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09년부터 발주가 줄어들면서 업황이 꺾이기 시작했다”며 “주문이 적은데 배를 지으려는 회사는 많아 저가수주가 판을 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수익을 내기 위한 의도보다는 배를 짓지 않고 인건비만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싼값에 수주를 이어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저가수주가 대우조선해양 주도로 진행됐다고 본다. 수익성보다는 배를 다수 건조하는 데 집중,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09년 총 29척의 선박 및 해양제품을 수주하며 글로벌 수주 1위 자리에 올랐다. 당시 저가수주를 피하고자 했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수주에 소극적이었고 중견 조선사인 STX조선해양(현 케이조선), 성동조선해양(현 HSG성동조선), SPP조선 등이 수주 계약을 잇달아 따냈다.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출혈경쟁을 벌였던 중견 조선사들은 이후 법정관리 등을 받으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저가수주가 이어지면서 경영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방식인 헤비테일로 계약하는 조선업 특성상 저가수주 부담은 계약 체결 수년 후 돌아온다. STX조선해양은 2016년, 성동조선해양은 2018년 법정관리가 결정됐고 SPP조선은 2019년 파산했다.

공적자금 지원으로 살아남은 대우조선… 저가수주 여파 여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저가수주로 인해 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도 시장 논리에 따라 사라져야 했지만 정부의 공적 지원을 바탕으로 경영을 이어갔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2015년 한도대출 형태로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을 지원했다. 2016년에도 유상증자, 출자전환, 영구채 인수 등을 통해 자금을 쏟아부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저가 시장을 만들었는데 공적 자금을 지원받아 살아남은 것은 모순된 모습”이라고 했다.

최근 조선사들이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를 공언하고 있지만 저가수주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수주 릴레이를 펼친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 3사의 흑자전환이 늦어지는 것도 저가수주 물량이 남아있는 영향으로 알려졌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각각 영업손실 3556억원, 854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은 1조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된다.

인력난 문제도 저가수주에서 비롯된 것이란 시각이 많다. 조선사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2015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 노동자 다수가 일자리를 잃었다. 불황이 찾아오면 언제든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며 조선업을 찾는 노동자가 줄었다. 자금 부족 탓에 원청이 하청에게 지급하는 기성금(공사 단계에 따른 지급금)이 개선되지 못한 것도 인력난 원인 중 하나다. 원청으로부터 받는 돈이 적으니 하청업체가 노동자 처우 개선에 힘쓰지 못하는 것이다. 조선업 생산직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하청업체 근로자의 임금은 원청의 50~70%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인해 저가수주 관행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지난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취재진과 만나 “권오갑 회장이 과거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세금으로 돈을 넣어준 회사(대우조선해양)가 시장에서 적자수주(저가수주)를 하고 우리도 그 가격을 따라가야 하는 게 힘들다’고 언급한 적 있다”며 “제대로 돈을 벌고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회사(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옛날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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