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저축은행들의 2월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전달과 비교해 그대로이거나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돈 잔치’ 발언 이후 최근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는 와중에도 저신용자들이 찾는 저축은행의 금리는 꿈쩍도 안 했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타깃에서 제외되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이자는 고공행진 하는 중이라, 취약차주들이 대출 문턱을 넘기 힘든 실정이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직장인대출’은 19.47%로 1월(19.02%)보다 소폭 올랐다. ‘중금리대출’ 상품 역시 15.93%로 전달(15.42%)보다 다소 상승했다. OK저축은행의 ‘마이너스OK론’은 이 상품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신용점수 700점대 기준으로 2월 19.04% 금리를 적용받았다. 역시 전달(18.96%)보다 오른 수준이다.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스 비상금대출’ 평균금리는 13.88%(1월)→18.15%(2월)로,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살만한 알레그로’도 같은 기간 14.01%→15.47%로 뛰었다. 웰컴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역시 14.78%→15.09%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부터 5대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의 금리를 낮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 금리가 높아 신용점수가 낮은 취약차주들이 대출받는 데 애를 먹고 있는데다 대출을 받게 돼도 금리 부담이 큰 형편”이라며 “정치권의 주요 타깃이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시중은행에만 맞춰져 있어서 오히려 취약차주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이 금리를 낮추기 힘든 것은 대출자금 조달 방법이 주로 예·적금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은행채 발행과 예·적금 두가지 방법으로 대출자금을 조달한다. 최근 들어 채권 금리가 내리면서 시중은행들은 이에 따라 대출금리를 떨어뜨릴 여력이 생겼지만, 저축은행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기준금리 상승세를 타고 저축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7%까지 밀어 올렸다. 대출 재원을 마련하는 조달금리가 이렇게 높아졌지만 법정최고금리 영향으로 대출금리 한도는 20%로 묶여있어 저축은행들의 출혈은 불가피했다. 저축은행의 실적이 악화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다르게 당장 대출금리 인하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도 금리 인하의 걸림돌이다. 연체율이 상승하면 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데 대출을 줄이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일 수밖에 없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3.0%였다. 전분기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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