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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실적에 벌벌 떠는 증시…”10월 폭락 재현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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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금리 인상과 실적 하락 우려에 증시가 요동친다. 올해말 금리가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은 사라졌고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더 어두워진다. 시장의 우려가 증폭될 경우 지난해 10월과 같은 폭락장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오전 11시1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5.97포인트(1.46%) 하락한 2422.99를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 1%대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쏟아지면서 낙폭을 키우는 중이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다. 삼성전자 (61,000원 ▼1,100 -1.77%)는 1.6%, SK하이닉스 (88,900원 ▼2,300 -2.52%)는 2.4% 하락 중이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로 분류되는 NAVER (211,000원 ▼4,500 -2.09%)

카카오 (62,000원 ▼1,100 -1.74%)는 2%대 안팎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2007년 이후 가장 고평가…10월 폭락장 재현될수도”


전날 미국 증시가 크게 조정받으면서 국내 증시도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21일 미국의 3대 주가지수는 모두 2%대 급락했다. S&P(스탠드앤드푸어스)500 지수는 전일 대비 81.75포인트(2%) 하락한 3997.34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94.97포인트(2.5%) 떨어진 1만1492.3,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697.1포인트(2.06%) 하락한 3만3129.59에 마감했다.

시장을 흔든 가장 큰 우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5로 예상치 47.2를 상회했다. 지수가 50을 넘었다는 건 앞으로 경기 확장을 전망하는 시각이 많았다는 의미다. 2월 제조업 PMI 역시 예상치(47.1)를 상회한 47.8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역설적이게도 양호한 경제 지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다. 현재 연준의 최대 목표인 물가 안정을 위해선 고용과 경기가 침체되는 한이 있더라도 금리를 계속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보는 연준의 정책금리 전망치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패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은 앞으로 금리를 0.25%포인트씩 3번 올려 최종적으로 5.25~5.5%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다. 7월 미국 기준금리가 5.5~5.7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 확률은 27.6%까지 상승했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 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전날 미국채 1년물 수익률은 5.035%를 기록하며 기준금리 상승 가능성을 거의 반영했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947%로 다시 4%에 근접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지난해 10월과 같은 폭락장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수석전략가는 최근 양호한 경제 지표로 인해 연준의 완화적 정책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주가 상승이 아무 계획도 없이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면서 지금은 ‘죽음의 지대'(고산지대에서 산소가 부족해 지는 영역)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실적 하향은 지속되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커지는데 금리 이하 기대감 하나만으로 주가가 오른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윌슨 수석전략가는 “현재 증시는 2007년 이후 가장 고평가 됐다”며 “S&P500이 몇 달 안에 지금보다 26% 폭락한 30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앤 월시 최고투자책임자 역시 S&P500이 3000에서 32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미 금리차 확대, 실적 하락 부담…한국 증시 반등 요건은?


미국 증시의 조정은 국내 시장에도 악재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한미 금리차 확대와 수출 감소로 인한 기업 실적 하락은 큰 부담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의 전망은 현재 수준인 3.5% 동결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과는 달리 경기침체 우려와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현 수준에서 더 올리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한은은 하강하는 국내 경기에 보다 집중해야 할 형편”이라며 “경기 부진 우려 확대를 근거로 기준금리 3.5% 동결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최종 금리를 5.5%까지 올리고 한국은 3.5%에서 인상을 종료하면 한미 금리차는 2%포인트까지 벌어진다. 통상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차 역전이 큰 폭으로 오래 지속되는 상황은 부담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의 추가 금리 상 가능성에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서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를 돌파했다.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올 들어 매수세로 전환했던 외국인 자금이 다시 빠져 나갈 우려가 나온다.

수출 감소도 부담이다. 이달 1~20일 수출액은 335억4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4.9% 줄었다. 무역수지는 59억8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역성장이자 12개월 연속 적자다.

수출 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 특성상 수출액과 기업의 실적, 코스피 지수는 거의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수출액 감소와 실적 추정치 하향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기대감만으로 오른 주가의 조정이 우려되는 이유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이익은 하향하는 중이고 금리도 하락보다는 상승 압력이 높아 밸류에이션 수준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며 “코스피 12개월 예상 PER(주가순이익비율)는 12.6배로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섰지만 이익 방향성이 상승으로 예상되고 있어 고평가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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