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달성에도 악화된 4분기 실적이 엔씨소프트 주가를 끌어내렸다. 매출 의존도가 높은 모바일의 매출 감소에 하락 폭도 크다. 올해 상반기 대형 신작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점은 주가 상승 모멘텀이다. 그러나 증가한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보인다. 일부 증권사는 목표가를 낮추거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엔씨소프트 (428,000원 0.00%)의 주가는 전 거래일과 같은 42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0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9500원(4.36%) 내린 42만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전체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9일에도 5.69% 하락 마감했다. 지난 9~10일 주가는 이틀 만에 약 9.8% 내렸다. 이는 부진한 실적 영향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2조5718억원, 영업이익은 49% 증가한 5590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매출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그러나 4분기 실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든 5479억원, 영업이익은 57% 감소한 474억원이라고 밝혔다.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매출액 5610억원, 영업이익 770억원을 밑돌았다. 특히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3% 하락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실적은 이미 예상됐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기는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매출하락과 인건비 등 비용 증가는 분명 주가에 부담 요인이다. 1분기 콘텐츠 업데이트의 부재로 모바일 게임 매출 감소와 인건비 부담 등이 지속돼, 1분기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건비·마케팅비 등 비용 통제가 강화될 예정이지만, 모바일 게임 매출의 하락은 우려스럽다”며 “특히 한 장르에만 집중돼 있어 게이머들의 수요 다변화가 가속화될 경우 빠른 대응이 어려워보인다”고 지적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도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 계획이 잡혀있지 않아 모바일게임 매출은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4분기 프로모션으로 증가했던 PC게임 매출도 다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증권사들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가를 트레이딩바이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고, 한화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하나증권은 목표주가를 내렸다.
그럼에도 엔씨소프트가 올해 상반기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대형 신작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TL)’는 다른 게임 제작사와 엔씨소프트를 차별화 하는 요소라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게임 업계에서 거의 유일한 대형 신작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마케팅 행사가 주요 모멘텀으로 꼽힌다. 게임주의 주가에는 신작 모멘텀 영향이 큰 것으로 여겨지는데, 올해 엔씨소프트는 TL 포함 5종의 신작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TL을 제외한 그 어떤 기대감도 시장 기대치에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이며, TL이 2분기에 출시되기 때문에 1분기 실적의 공백 기간은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주 주가 급락을 감안할 때 신작 모멘텀이 실제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지는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TL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은 맞지만 TL이 많은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은 크지 않다”며 “매출은 모바일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모바일 매출 감소세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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