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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너무 늦어버렸다”…처참한 튀르키예 지진 수색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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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뒤흔든 강진이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내고 있다. 참사 현장에서는 실종자 수색이 한창인데, ‘골든타임’은 이미 지난 상황이다. 잔해 속에서 생존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발견된 사망자들의 상태도 온전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AFPBBNews=뉴스1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AFPBBNews=뉴스1

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발생한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지역 등에서는 필사적인 수색·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튀르키예 구조 당국은 해외 65개국에서 급파된 구조 인력 3200여명이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생존자 구조에 결정적인 초기 72시간, 이른바 골든타임이 지나면서 생존자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이번 강진의 진앙 바로 위에 있는 도시 파자르치크의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목격자들은 첫 번째 규모 7.8의 첫 번째 강진이 발생한 당일 저녁까지는 무너진 건물 아래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다음날인 7일 아침 침묵으로 바뀌었다.

파자르치크의 한 주민은 “지진이 발생한 지 만 하루가 돼서야 응급 의료 요원이 이곳에 도착했다. 그전에는 인부들과 소방관이 잔해 아래 깔린 사람들을 구출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우리는 전문가가 필요했다”며 “첫 번째 지진 후 달려간 친구 집에서 친구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하루가 지나자 그 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응급 의료 지원이 더 빨리 이뤄졌다면 친구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애통해했다.

구조대원들이 잔해를 샅샅이 뒤지며 생존자를 찾고 있지만 발견되는 건 대부분 희생자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의 구조대원 우푹 악균은 “8일 아침에 도착했다”며 “시신들을 잔해에서 끌어내고 있다. 일부 시신은 추위로 인해 얼어붙어 있었다. 살아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체 일부만 발견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장에 있는 한 자원봉사자는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신원을 식별하기 위해 잔해 속에서 찾은 팔 한쪽을 가족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에서 지진 참사 생존자들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추위를 피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에서 지진 참사 생존자들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추위를 피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튀르키예 당국의 지진 대응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자르치크 주민들은 이 지역이 야당의 정치 기반이라는 이유로 에르도안 정부의 신속한 구조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흐메트 알리는 “며칠 동안 이곳에는 아무 지원이 없었다. 정부는 (자신에게) 투표한 지역에만 원조를 제공한다.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지진 생존자들도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 집을 잃은 생존자들은 변변한 임시 대피처도 없어 가구를 불태우며 추위를 버텨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식수와 식량, 전기, 통신 서비스 등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데다 길거리 곳곳에 시신이 방치돼 있어 2차 재난에 직면할 위기에 놓여 있다.

로버트 홀든 WHO 지진 대응 관리자는 “구조 속도에 맞춰 빠르게 생존자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2차 재난에 직면할 수 있다”며 “현재 수많은 생존자가 추운 야외에 머물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들의 생명을 지키는 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긴급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희생자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튀르키예에서 1만2873명, 시리아에서 316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총희생자는 1만6035명으로 늘었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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