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및 대출금리 추정치와 실제 금리/사진=한국금융연구원 |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의 예금금리 상승 폭이 과거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0월 은행들이 유동성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예금금리 경쟁에 들어간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막자 예금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영향이다. 반면, 대출금리의 상승폭은 과거 기준금리 인상시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5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예금은행의 예금·대출금리를 분석해 평가한 보고서를 보면 1999년 5월부터 2021년 7월까지 기준금리와 예금금리, 대출금리간 장기 관계를 동적 최소 제곱 추정법(DLS)으로 추정한 결과, 기준금리가 1%포인트(p) 상승할 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는 각각 1.15%p, 1.14%p 올랐다.
하지만 2021년 8월~2022년 11월까지 이어진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기엔 예금금리 인상 폭이 과거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추정법에 따르면 예금금리는 3.87%로 산출됐지만, 실제 예금금리는 4.96%로 추정법에 따른 수치보다 1.09%p 높았다.
지난해 10월 은행들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비율)을 맞추기 위해 예금금리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막자 금리 경쟁에 더욱 불이 붙은 영향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채권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우량한 은행채로 쏠림현상이 생기자 은행채 발행 자제를 당부했다.
예금을 통해서만 자금 확보가 가능했기에 은행들이 과거 기준금리 인상시보다도 최근 예금금리를 급격히 올린 것이다. 이후 금융당국은 과도한 예금금리 인상이 시중자금의 은행 쏠림현상으로 나타나고 대출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자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압박했다.
은행 예금금리가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예금금리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유동성 규제 완화 조치를 연장한 데 이어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이자 이 같은 현상은 해소됐다.
반면, 은행의 대출금리 상승폭은 과거 기준금리 인상시와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10월 모형에 따른 추정치보다 0.36%p 높았던 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4월 이후 모형 추정치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7월부터 은행권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 개선으로 대출금리가 더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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