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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강남에서 분당까지 2만2000원이면 됐는데 이젠 4만5000원 넘게 나와요”
지난 3일 밤 회식을 마치고 택시로 귀가한 41세 직장인 J씨는 요금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20㎞ 남짓한 거리에 평소보다 2배 이상의 요금이 나왔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에 여행 갔을 때 친구로부터 “일본 택시는 요금이 비싸 금택시라는 별명도 있다”라는 말을 들었던 J씨. 한국도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4년만에 인상되면서 이를 실감한 시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요금 인상으로 그동안 계속되던 ‘택시대란’은 다소 해소됐지만 택시기사들과 시민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랐다. 기본거리도 2㎞에서 1.6㎞로 줄었다. 시간요금도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거리 요금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오후 10~11시, 오전 2~4시 심야 기본요금도 4600원에서 5800원으로, 오후 11시~오전 2시 기본요금도 5300원에서 6700원으로 각각 1200원, 1400원 인상됐다. 이처럼 큰 인상폭을 실감한 시민들은 택시대란이 해소됐다면서도 택시 이용을 줄이겠다고 입을 모으는 분위기다.
이날(5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전날(4일) 밤 홍대입구에서 택시를 탔다는 대학생 이모씨(24·남)는 “평소에 홍대에서 택시를 잡으려면 적어도 새벽 2시까지는 기다려야 하는데 11시인데도 금방 잡혔다”면서도 “신당역까지 밤에도 1만5000원 정도 나왔는데 갑자기 앞자리가 2로 바뀌어서 이제 못 타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도 요금 인상이 반갑다면서도 걱정된다는 반응이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택시를 운영하는 김진수씨(62·남) “금요일 저녁에는 콜이 수십개씩 와서 정신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덜 바빴다”며 “택시요금 인상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손님이 줄어들어서 전이랑 다를 게 없을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은퇴하고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장모씨(70·남)는 “요금이 인상은 좋지만 LPG가격도 너무 크게 올라서 사실상 벌어들이는 돈은 똑같은 것 같다”며 “이러다 손님까지 줄어들면 어떡해야 하나 싶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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