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 등 연료물가 1년 새 31.7%↑… 25년 만에 최고

사진=연합

지난달 전기·가스·난방비 등 연료 물가가 1년 새 30% 넘게 급증하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아울러 식료품·비주류음료 등 먹거리 물가도 크게 뛰며 서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는 모양세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월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135.75(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31.7%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기요금이 전년보다 29.5% 오르며 1981년 1월(36.6%) 이후 42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난방비 폭탄의 주범인 도시가스는 같은 기간 36.2% 상승했다. 이는 1998년 4월(51.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역난방비 역시 34.0% 올라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처럼 전기와 가스 등 연료물가가 치솟는 이유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은 작년 4·7·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도 작년 4·5·7·10월 네 차례 오른 바 있다.

이 밖에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은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등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7% 상승했다.

이와 함께 서민들이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먹거리 물가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달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1년 전보다 5.8% 올라 전월(5.2%)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한 달 새 1.7% 상승했는데 이는 2021년 2월(2.2%)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최근 불어닥친 한파에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가공식품도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8% 올랐는데 이 중 식료품·비주류음료가 0.27%포인트를 끌어올렸다. 이는 지출 목적별 12개 부문 가운데 가장 크다.

앞으로도 필수 생계비로 꼽히는 전기·가스요금과 대중교통 요금 등의 인상이 예고돼 있는 만큼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