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 |
경기침체에 대비하라더니 미국 실업률은 5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바이 아메리카’를 외치고 IRA(인플레 감축법)를 만든 미국은 금리를 아무리 올려도 일자리가 늘어나는 호시절을 맞은 것이다. 뉴욕증시는 이 때문인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한 차례가 아니라 두 차례 더 올릴 수 있다는 경계감을 나타내며 랠리를 잠시 쉬어가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최근 상승장 피로감을 반영한 듯 소강장세를 보이며 하락 마감했다. 전일 3.25% 급등했던 나스닥은 1.59%(193.86포인트) 하락한 12,006.95으로 12000선을 지켜냈다. S&P500 지수도 1.04%(43.28) 떨어진 4,136.48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는 127.93포인트(0.38%) 하락한 33,926.01에 마감했다.
울다가 웃는 미국…실업률 54년만의 최저치
빅쇼트 |
뉴욕증시는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에 소강세를 보였지만 한 주를 종합하면 더 바랄 게 없는 랠리의 연속이다. 다우지수는 0.3% 빠진 보합세였지만 S&P500과 나스닥지수는 한 주간 각각 1%, 3% 이상 상승했다. 1월 랠리를 마치고 2월부터 ‘폭락’이라고 예견했던 ‘빅쇼트’ 마이클 베리는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3일 오전장은 실업률 때문에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헷갈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1월 고용 보고서 내용은 가관이다. 미국경제는 1월에 51만7000개 일자리를 만들어냈는데 이는 지난달 18만7000개 수준으로 예상하던 추정치를 세 배에 가깝게 넘어선 수치였다. 1월 실업률은 3.4%로 전달(3.5%)보다 더 내려갔고, 1969년 5월 이후 54년만에 최저치로 기록됐다.
마켓워치는 미국 정부가 계절적 요인을 조정하면서 통상 1월 취업자수가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이번에도 그런지는 확실치 않다고 논평했다. 논평 자체도 갈피를 잡지 못한 것이다. 타국 경제 문제엔 아랑곳하지 않고 금리를 올려대던 미국은 자기네만 탄탄하다는 지표에 대놓고 웃지 못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보고서 발표 후 12bp가 올랐고 최종 3.5%를 넘어서서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장담한 것처럼 더 이상 채권위기는 없을 거란 증거가 됐다.
아이폰 깨져도 아이패드가 있어요
(로이터=뉴스1) 김진환 기자 = 팀 쿡 애플 CEO가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스페셜 애플 이벤트를 통해 아이패드 미니 6세대를 소개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온라인 행사를 통해 Δ아이폰13 미니 Δ아이폰13 Δ아이폰13 프로 Δ아이폰13 프로 맥스 등 총 4가지로 구성된 아이폰13 시리즈와 9세대 아이패드, 6세대 아이패드 미니, 애플워치 시리즈7 등을 선보였다. 가격은 아이폰13 799달러(약 94만원), 아이폰13 미니 699달러, 아이폰13 프로 999달러, 아이폰 13 프로 맥스 1099달러, 9세대 아이패드 329달러, 6세대 아이패드 미니 499달러, 애플워치 시리즈7 399달러 등이다. (C) 로이터=뉴스1 |
전일 장 마감 후 기술주 3대장인 애플과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은 모두 기대치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놨다. 하지만 애플은 이날 전일비 2.44% 오른 154.5달러로 거래를 마감해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마트폰 판매는 부진했지만 아이패드 판매량이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를 받았고 대량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지 않고도 침체를 극복할 수 있다는 방침이 투자가들을 안심시켰다.
알파벳도 전일 실망스러운 구글 광고수익 감소치를 지적받았지만 주가는 2.75% 하락으로 반응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실적은 실망스럽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챗봇 ChatGPT처럼 알파벳도 곧 인공지능 분야에서 히트작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파벳 CEO인 순다르 피차이는 “검색 구성요소가 포함된 인공지능 모델을 곧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JP모간 더그 안무스는 “구글 AI기술이 동급 최고라고 생각하기에 고품질 서비스와 정보를 명성에 맞게 어떻게 제공할 지 기대된다”고 평했다.
3대장 가운데선 아마존 주가가 이날 8% 이상 하락하면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클라우드 웹서비스 사업의 부진과 그 실패에 가려진 핵심소매사업의 성장한계 등이 드러났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비용 통제에 나선 아마존 CEO 앤디 자시의 노력을 높이사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달 ” 1만8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고 일부 프로젝트를 축소하거나 실제 매장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제적인 자구책만으로도 아마존이 성장성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다.
코헨 이번엔 노드스트롬을 찍었다
/사진= 노드스트롬 백화점 전경 |
기술주 외에도 뉴욕시장에선 백화점 기업 노드스트롬이 23.79% 폭등하는 등 눈길을 끌었다. 이 오래된 백화점 기업에 행동주의 투자자 라이언(Ryan Cohen)이 등장한 것이다. 코헨은 이사회를 흔들기 위해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헨은 비슷한 구도로 지난해 말엔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BBY) 주식을 매집해 주가를 올리고 큰 돈을 벌어 유유히 빠져나갔다. 덕분에 BBBY는 파산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소비재 가운데선 클로락스(Clorox) 주가가 실적개선을 이뤘다는 발표 후 이날 7% 상승했다. 회사는 17억2000만 달러의 매출을 냈고 주당 0.98달러를 벌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추정치인 16억6000만 달러와 0.65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이었다. 이밖에 중국의 코로나19 타격으로 매출이 기대치를 하회한 스타벅스 주가가 4.4% 떨어졌고, 4분기 실적저하와 최근 전기차 할인책을 발표한 포드 주가가 7% 하락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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