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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것으로 1년 만에 다시 ‘베이비스텝’으로 돌아가면서 금리인상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날 ‘두어 번 더 인상’을 언급하자 각국 증시는 오르고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면서도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을 처음 거론하며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여지를 남겼다.
연준은 이날 올해 첫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4.50~4.75%로 올린다고 밝혔다. 앞서 위원들이 제시한 올해 말 적정금리는 5.00~5.25%로 앞으로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가 인상되면 이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두 차례가 아닌 한 차례로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파월의 기자회견 직후 장중 최고치인 1.8%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투자자들이 물가상승세 둔화의 명확한 증거가 관찰됐다는 그의 발언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둔화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연준이 시장에 긴축기조 유지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믿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3월과 5월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지만, 3월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가 유지된 뒤 하반기에는 인하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도 계속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3월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85.6%로 보지만 5월 이후에는 금리 유지 확률을 더 높게 봤고 9월 이후에는 인하 전망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인플레이션이 둔화 조짐을 보이자 연준이 속도조절을 할 것이란 예상은 일찍부터 나왔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한 뒤 6월, 7월, 9월, 11월 네 차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리는 유례없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가 연말 인상폭을 0.50%포인트로 낮춘 바 있다.
일단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낮추지는 않을 것 같다”며 연내 인하 전망에 선을 그었다.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적정 목표를 2%로 제시한 물가상승률의 추이에 따라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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