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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챗GPT’ 열풍에 ‘AI 워싱’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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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화형 AI(인공지능) 챗봇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2조35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2019년, 2021년에 이어 이번이 벌써 세번째 투자다. 지금까지 MS가 오픈AI에 쏟아부은 자금만 15조원이 넘는다.

MS의 투자배경에는 오픈AI의 압도적인 기술력이 있다.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선보인 새로운 버전의 챗GPT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AI가 실제 사람처럼 질문하고, 답하며 심지어 소설과 시도 쓴다. 명령어만 넣으면 전문가급 프로그램 코딩도 할 수 있다. 사람의 뇌로 치면 신경세포인 파라미터(매개변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국내 VC 업계에서도 AI가 주요 화두다. 찬바람이 부는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AI 투자만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 비비티에이아이, 플루토랩스, 엘리나, 이너버즈 등 수많은 AI 스타트업들이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원의 초기 투자를 받았다. 뚜렷한 선도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초기 AI 기업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까지 당분간 AI 투자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129억원에 달하는 AI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과도한 AI 투자 열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AI 제품이나 서비스가 과장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스타트업 취재를 위해 회사 소개서를 받아보면 ‘AI’라는 키워드가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회사 내부에 AI 개발 인력이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외부기관에서 커스터마이즈 한 AI 기능을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덧붙이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현재의 AI 열풍에서 기시감이 느껴진다. 2010년대 ‘플랫폼 열풍’이다. 당시 스타트업 대부분은 플랫폼을 표방했다. VC 투자도 줄을 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한 쿠팡을 제외하고, 성과를 낸 플랫폼 스타트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투자금 회수도 쉽지 않다.

10년 뒤 AI 업계에서도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AI 개발 인력은 갖추고 있는지 기술은 충분한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발빠른 투자보다 정확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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