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의 지표가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가 11개월 만에 하락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규 코픽스는 전월보다 0.05%포인트 내린 4.2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KB국민·농협·우리·SC제일 등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소폭 떨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은행 주택담보대출 현수막 모습. 2023.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예대금리차 확대에 대한 금융당국과 여론의 압박·지적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잇따라 내리는 조치를 내놓고 있다. 연초 상단금리가 8%대를 넘어섰던 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주 만에 6%대 후반으로 1%포인트(p) 이상 내려갈 전망이다.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연 5%대에 진입했던 은행 예금금리(1년제 기준)도 3%대로 역주행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5일부터 실수요자 중심의 가계대출인 대면 방식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0%p 인하한다. KB국민은행은 26일부터 주담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1.30%p 내린다. KB주택담보대출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은 최대 1.05%p, 신잔액 코픽스 기준은 최대 0.75%p 하향 조정한다.
아울러 KB전세금안심대출은 신규 코픽스 기준 최대 1.30%p,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은 신잔액코픽스 기준 0.90%p 인하한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지난 20일부터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를 각각 0.4%p, 0.8%p 하향 조정했다. 금리 상승기 이자장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은행들에 대한 성과급 잔치 비판이 이어지고 금융당국도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자 줄줄이 금리를 내린 것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권 신규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다시 2%p대로 벌어졌다.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을 빠르게 반영하고, 대출금리에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반영되는 금리 산정 구조 탓이다. 은행권 월별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9월 2.32%p에서 10월 1.80%p, 11월 1.88%p로 떨어지다 12월 들어 다시 2.05%p로 확대됐다.
시장금리 내림세도 대출금리가 내려가는 주된 배경이다. 지난달 변동금리 기준인 신규 코픽스는 4.29%로 11월(4.34%)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월 이후 광폭 상승을 이어왔으나 11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은행 예적금 등 수신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지난 20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변동형(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연 4.600∼7.148% 수준이다. 지난 6일(5.080∼8.110%)과 견줘 2주 만에 상단과 하단금리가 각각 0.962%p, 0.480%p 하락했다. 일부 은행이 내린 변동형 대출금리가 반영되는 25일 이후 상단금리는 다시 6%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채권금리 하락으로 은행채 5년물이 기준인 고정금리(혼합형) 주담대와 은행채 1년물을 준거금리로 삼는 신용대출 금리도 하락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했지만 ‘금리 정점론’ 확산과 긴축 완화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계속 내려가고 있다”며 “최근 대출금리 하락세는 시중금리 움직임과 가계대출 차주 부담 완화를 위한 은행들의 금리 조정이 더해진 결과”라고 했다.
대출금리 하향세와 함께 예금금리 내림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대표상품 금리는 연 3.67~3.95%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5%를 넘기도 했으나 두 달 사이 4~5%대 금리가 자취를 감춘 것이다.
신한은행이 지난 19일부터 일부 수신상품의 금리를 소폭 올리긴 했으나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금리 하락과 자금시장 여건 안정화로 은행들이 금리를 더 주면서 자금을 조달할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예금금리 인상이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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