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올해도 친환경 선박 수주 훈풍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이 연초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최근 카타르와 국내 조선 3사간 LNG 운반선 2차 물량 수주 협상 소식도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총 8척, 15억3000만달러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5척, LPG운반선 2척, PC선 1척이다. 우수한 기술력과 풍부한 건조 경험을 증명하듯 가스운반선은 일주일 새 7척의 계약을 따냈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6일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와 20만 입방미터(㎥)급 초대형 LNG운반선 3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총 9714억원이다. 18일에는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총 6267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2척을 수주하기로 했다.
아울러 아프리카 소재 선사와 8만8000입방미터(㎥)급 초대형 LPG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도 19일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총 2408억원 규모다. 해당 선박은 암모니아 적재 옵션을 적용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를 운송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추후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암모니아·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분야를 이끌어가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LNG운반선 수주 성과를 낸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한국조선해양은 2017년부터 매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운반선을 수주해오며, 선두주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서 발주된 LNG운반선 총 173척 가운데 가장 많은 44척을 수주했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지난해 9월 발표한 ‘클락슨 포캐스트 클럽’에서 올해 LNG운반선 발주가 83척에 달해 지난해에 이어 견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도입을 추진하는 카타르와 2차 선박 주문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최근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이자 세계 최대의 LNG 공급업체 카타르에너지와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타르는 2027년까지 연간 LNG 생산량을 7700만톤(t)에서 1억2600만t으로 확대하면서 LNG 터미널과 운반선을 함께 늘리는 이른바 ‘카타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카타르에너지는 지난 2020년 6월 국내 조선 3사와 100척 이상의 LNG 운반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카타르 프로젝트 물량은 작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주됐으며, 지난해 조선 3사가 수주한 물량은 총 54척이다. 올해 2차 주문량은 40여척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주문량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하겠지만, 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해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LNG운반선 발주 물량을 쓸어오며 수주 곳간을 채웠다. 전체 283척 수주 물량 중 41%인 116척이 LNG운반선이다.
천진영 기자 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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