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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끝?” vs “더 올려?”… 기준금리를 둘러싼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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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가운데 다음달에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한은 금통위가 3.50%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과 한차례 더 베이비스텝을 밟아 3.75%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인상 끝?” vs “더 올려?”… 기준금리를 둘러싼 논쟁
② 이자지옥에 빠진 대출자들… 5억 특례보금자리론도 이자만 8.7억
③ 금융당국 엄포에 대출이자 내린 은행… “여전히 높다”
“최종금리 캐스팅보트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쥐고 있다.”

기준금리를 17개월만에 0.50%에서 3.50%로 3%포인트 인상한 한국은행의 최종금리 수준과 관련한 금융권에 공통된 분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월13일 올해 처음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사상 처음으로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는 2008년 12월10일(4.0%) 이후 14년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시장의 관심은 최종금리 수준에 쏠린다.

최종금리 수준을 두고 금통위 내부에선 3.50%와 3.75%로 보는 의견이 절반씩 갈렸다. 2월 금통위 회의에서도 6명의 금통위원 의견이 3대3으로 팽팽하게 나뉠 경우 의장인 이 총재가 최종결정권을 쥐게 된다.

박영환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 팀장은 “금통위는 총재를 포함해 7명의 금통위원으로 구성되지만 일반적으로 6명의 금통위원이 의견을 내고 총재는 개별 의견을 내지 않는다”며 “3대3으로 의견이 대립하면 그때 총재가 인상 또는 동결 의중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통위의 의견이 3대3으로 나눴던 적은 드물다. 2월 이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경우 역대 4번째 사례가 된다.

1998년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맡은 이후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것은 2001년 7월, 2006년 8월, 2013년 4월 등 3차례에 그친다.


“1%대 저성장에 더이상 금리 인상은 없어”

전문가들은 최종금리 수준을 3.5%로 전망하며 한국은행이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머니S가 국내 금융투자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명은 한은이 오는 2월23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머지 1명만 오는 2월 기준금리를 3.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의 가능성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찾았다. 한은이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써왔던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라는 표현 대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라는 문구로 바뀐 것은 금리 인상 종료로 해석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무엇보다 한은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한은은 2월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경제성장률 전망치(1.7%)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2월 2.5%에서 5월 2.4%, 8월 2.1%, 11월 1.7%로 지속해서 낮춰 왔다.

씨티(0.7%), ING은행(0.6%) 등 외국계 투자은행은 0%대 성장을 경고하며 암울한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주요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는 데다 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도 얼어붙고 있어서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가 3.1% 줄어 전년(-2.0%)보다 감소폭이 더 커질뿐만 아니라 민가소비증가율이 지난해 4.7%에서 올해 2.7%로 낮아질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한국 수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로 올해 상품수출 전년대비 증가율이 0.7%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3.4%)과 비교하면 80% 줄어든다는 얘기다.

실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4분기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도 사실상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있어 금리 인상을 종료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은은 물가가 급등할 가능성을 낮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1~2월까지 5%대를 유지하다가 이후 점차 낮아져 연간으론 3.6%를 전망했다. 지난해(연 5.1%)보다 1.5%포인트 떨어진다는 전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방문을 보면 그동안 ‘인플레이션 지속 여부’에 대한 평가 얘기가 나오다가 이번엔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에 대한 평가로 바뀌었다”며 “또 11월 언급됐던 ‘외환부분의 리스크’라는 문구가 삭제돼 외환시장이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진정되고 물가 역시 한은이 예상하는 대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2월 동결론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기준금리 3.75% 시대 오나

그렇다고 기준금리 동결만을 예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에 따라 1분기 물가 상승률이 5% 내외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여전히 진행되기 때문에 1분기 안에 금리를 3.75%까지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매파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금리를 동결하겠다고 해석하는 건 곤란하다”며 “물가가 정책목표 수준으로 확실히 수렴해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폭을 낮추긴 하지만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한은의 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선물 금리로 연준 금리 수준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은 기준금리를 4.75~5.00%까지 올린 후 올 11월까지 동결을 유지하다 12월 4.50~4.75%로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높게 봤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1.5%포인트에 달했던 2000년 5~10월(5개월)과 비교해 한·미 금리 역전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이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한국은행 조사국장 출신인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움직임과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면 한은 금통위가 3.75%로 올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당장 2월에 금리를 올리진 않겠지만 2분기 추가 금리 인상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머니s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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