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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VIP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량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카드’를 내놓으며 큰손 모시기에 한창이다. 여행·쇼핑·골프 등 대표적 프리미엄 혜택은 물론 프리미엄 고객만을 위한 소규모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등 고액 자산가를 공략하는 모습이다. 비싼 연회비를 지불해서라도 남과 다른 혜택을 누리려는 이들이 늘면서 ‘프리미엄 카드’ 출시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카드’가 국내에 처음 등장한 건 현대카드를 통해서다. 현대카드는 2005년 상위 0.05%만을 위한 카드 ‘더 블랙’을 출시했다. 연회비는 국내에서 가장 비싼 250만원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가입하기가 쉽지 않아 프리미엄 카드 중에서도 프리미엄 카드로 불린다. 현대카드가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 명예를 갖춘 이들에게 가입 초청을 보내고 가입의사가 있다는 답변을 받으면 내부 심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카드 발급 여부가 결정되는 식이다. 리뉴얼을 거치며 현재 ‘더 블랙 에디션3’까지 나왔다. 오직 1000명만 발급돼 희소성이 높다.
카드는 배우 이정재, 가수 BTS가 쓰는 걸로 유명하다. 특히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이정재에게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참가번호 456번을 카드 번호로 부여해 전달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1번이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프리미엄 카드 회원수는 전년 대비 5만5000명 이상 증가하며 가파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신용카드 중 연회비 15만원 이상의 상품을 프리미엄 카드로 정의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더 블랙’ 외 색상 기반의 프리미엄 카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더 레드’, ‘더 그린’, ‘더 핑크’가 대표적이며 지난해 회원수는 전년 대비 1만5600명 증가하며 흥행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프리미엄 회원에게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 현대카드의 차별화된 프리미엄 카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최근엔 프리미엄 카드 확대를 위해 ‘스트라이프’ 라인업을 구축했다. 기존 색상 기반의 카드 이름 뒤 스트라이프가 붙는 식이다. 현대자동차의 ‘N’, 애플 아이폰의 ‘프로’와 유사한 개념이다. 이 단어가 붙으면 좀 더 상위 상품군으로 여겨진다.
최근 공개한 ‘더 레드 스트라이프’가 대표적이다. ‘더 레드 스트라이프’는 ‘더 레드 에디션5’의 상품 혜택을 기반으로 바우처 혜택을 연간 최대 70만원 수준으로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현대카드는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PLCC)에도 다양한 프리미엄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대한항공카드’ 4종 중 프리미엄 카드인 ‘대한항공카드 150’과 ‘대한항공카드 더 퍼스트’는 항공 특화 프리미엄 카드로 유명하다. 두 카드 고객은 2022년 12월말 기준 1년 전과 비교해 1만3300명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트라이브’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2021년 10월 오픈한 트라이브는 ‘더 레드’, ‘더 그린’, ‘더 핑크’ 회원 전용 서비스로 각 카드별 회원의 소비 성향 분석을 기반으로 미식·호텔·쇼핑·문화 영역에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 카드별 고객의 성향에 맞는 레스토랑과 호텔 할인, 객실 업그레이드 등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컬처프로젝트 등 문화 이벤트에서 티켓 선예매·빠른 입장 등 우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는 오프라인으로 ‘트라이브 위켄드’가 진행돼 미술·음악·기술·요가·골프?영화 등 클래스가 진행됐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개성이 뚜렷하고 원하는 곳에 소비하길 주저하지 않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함에 따라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카드 전략도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라며 “현대카드 프리미엄 회원에게 자부심을 안겨줄 수 있는 혜택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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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뒤 이어 속속… KB국민·하나카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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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의 뒤를 이어 다른 카드사들도 프리미엄 카드 출시에 적극적이다. 프리미엄 카드 고객의 경우 이용금액이 고액인 만큼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고급화 전략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0일 프리미엄 카드 브랜드 ‘헤리티지’를 선보였다. ‘BeV’ ‘탠텀’ ‘플래티늄’에 이어 5년 만에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다. 연회비는 20만원이다.
첫 라인업은 ‘헤리티지 스마트’로 ▲할인형 ▲대한항공마일리지형 등 총 2종으로 출시됐다. KB국민카드는 ‘헤리티지’ 라는 이름 뒤에 새로운 단어를 추가하는 식으로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카드 역시 지난해 하반기 4년 만에 프리미엄 카드 ‘하나 클럽H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리저브’를 내놨다. 하나은행 WM(자산관리) 본부와 협업한 것으로 고액자산가의 소비패턴,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서비스에 반영한 게 강점이다. 연회비는 1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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