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신기술을 접목한 뉴스앱과 믿을 수 있는 보모(아이를 돌봐주는 사람) 구인 플랫폼 창업자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스타트업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승건 대표는 치과의사 타이틀을 버리고 5년 동안 여덟 번의 창업에 도전한 인물이다. 토스를 내놓기 전 선보인 사업 아이템 8개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9번째 도전해 지금은 직원 수가 2000명에 육박하는 기업을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다.
간편송금에서 시작한 토스가 은행·결제·보험·증권 등 핀테크 영역을 넘어 승차공유 서비스와 알뜰폰 등 일상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도전의 아이콘’ 이승건 대표의 이번 투자 배경을 놓고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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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아이디어, 개인 투자할 의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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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뉴스앱을 만드는 스타트업이 있다면 추천을 부탁한다. 위대한 아이디어에 개인적으로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새 아이템을 찾는 중이라면 뉴스 플랫폼 시장에 한 번 관심을 가져달라. 챗GPT(ChatGPT)를 통한 리얼타임 포스팅, 탈중앙화 금전적 보상(Decentralized financial incentives) 등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챗GPT는 오픈AI가 개발한 텍스트 기반 대화 생성형 AI 모델이다. 오픈AI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샘 알트만 와이콤비네이터 대표,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레이드 호프만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기업가들이 2015년 설립한 AI 연구소다.
챗GPT는 사람과 상당히 비슷한 수준의 글을 쓸 수 있는 획기적인 성능을 보이며 IT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대 100억달러(약 12조원)의 투자를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연일 국내외 언론에서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승건 대표는 포털 등 플랫폼에 종속적인 웹2.0 시대의 뉴스 소비 행태를 벗어나 ‘기여와 보상’이라는 웹3.0 생태계로의 변화에 챗GPT 기술을 접목해 일반인 누구나 다양한 의견과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는 새로운 뉴스 소비문화를 창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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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개인적 의사표시일뿐 사업 확장과는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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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직장인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인 ‘좋은 보모를 구할 수 있는 플랫폼’ 관련 사업을 하려는 창업자에게도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토스가 첫 기업 고객이 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보모(nanny)를 찾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보모를 찾을 때 100명씩 인터뷰를 보는 부모들도 많다. 훌륭한 보모 없이는 회사 일에 집중할 수 없고 그로 인해 정말 많은 직장인이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좋은 보모를 구할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한 아이디어를 실행할 창업자를 찾는다”며 “필요한 만큼의 초기 투자를 하겠다. 토스 커뮤니티가 첫 기업고객사가 되겠다. 펀딩과 첫 고객도 secure(확보)돼 있다”고 덧붙였다.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이 대표가 언급한 일련의 투자 의향들이 개인적인 의사표시로 사업 확장 등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토스와 관련 없이 창업 선배로서 스타트업에 사비로 지분 투자를 해왔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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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투자팀 토스벤처스, 유망기업에 지속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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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바리퍼블리카는 사내에 별도의 투자팀인 토스벤처스를 만들고 잠재적인 사업 시너지가 예상되는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를 주도해왔다.
2021년 10월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VCNC의 지분 60%를 인수한 것과 지난해 10월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7월 비상장 주식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쿼타북에 약 25억원을 투자했다.
아울러 2021년 11월 미국 비상장주식 투자 플랫폼 리퍼블릭(Republic)에 실행한 지분 투자는 토스벤처스 주도로 이뤄진 첫 해외 투자다. 투자규모는 500만달러로 지분율은 약 1% 정도로 알려졌다.
토스벤처스는 토스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좋은 투자 기회라면 투자 방식과 규모는 물론, 국내·해외를 가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방침과 이승건 대표의 도전·확장 정신이 맞물려 ‘금융 슈퍼앱’ 토스가 어떤 플랫폼으로 성장할지 업계의 관심이 커진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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