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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기술 창업 24만개, 딥테크 유니콘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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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정부 내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 육성논의가 활발하다. 우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미래 유망 혁신기술 분야의 과학적 탐구와 시장혁신을 동시에 지원하는 딥사이언스·테크창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2027년까지 스케일업 R&D(연구·개발) 분야에 약 15조원을 투입, 딥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10곳을 육성하는 청사진도 내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디지털·바이오 등 신산업 스타트업 스케일업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초격차펀드를 신규 조성하는 한편 바이오 스타트업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바이오 랩허브’ 조성 등을 추진키로 했다.

그간 정부의 R&D 투자확대는 SCIE(과학기술논문색인 확장판) 논문증가 등의 성과는 있었지만 기술이전·사업화 등 경제적 성과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내 기술창업은 2021년 기준 23만9620개사에 달했지만 딥테크 유니콘은 0개사다. 중소기업벤처부가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유니콘 23개사는 대부분 기술난도가 그리 높지 않은 O2O(온&오프 연계) 서비스거나 플랫폼사업자였다. 신소재, AI(인공지능), 합성생물학 등을 주된 사업모델로 삼은 기업은 전무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혁신의 포연은 더욱 짙어졌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 딥테크 중심의 혁신을 선언하면서 딥테크 스타트업에 2025년까지 450억유로(약 60조원)를 지원키로 했다. 또 최대 100개의 지역혁신밸리를 선정하고 100만명 이상의 딥테크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계획을 내놨다. 앞서 2021년엔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가 딥테크 전문펀드를 결성했다. 이 같은 지원책의 배경엔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선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이 필수라는 인식이 깔렸다.

딥테크 창업을 전문으로 한 서울창업성장센터가 입주·졸업기업 140개사의 생존율을 조사한 내용을 보면 5년차가 95.5%로 우리나라 5년차 창업기업 생존율(29.2%)보다 3.2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0.7%)보다 2.3배 높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딥테크 투자규모는 크게 확대돼 2025년 17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딥테크기업들은 사업 초기 고가의 연구장비를 마련해야 하고 전문 연구인재도 뽑는 등 초기에 투입하는 자금이 많다. 또 기술이 구체적으로 상품·서비스가 되기까지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을 견디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줘야 하나 지금까지 정책평가는 단순히 창업기업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딥테크기업은 안중에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우리 정부의 이번 지원책은 지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 들어 노선을 달리한 창업지원책의 일대 개편은 무엇보다 이런 양적 평가의 폐해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창업자들의 의견도 충분히 수용하고 반영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계산이 개입돼 그럴듯하게 포장된 임시방편 격의 허술한 딥테크 지원책이 지역 곳곳에서 남발되는 일도 없기를 바란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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