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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SK증권이 비혼 선언 직원에게 결혼 축하금과 같은 혜택을 주는 제도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보수적인 증권사 기업문화에서 벗어나 다소 파격적인 복지정책을 선보였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가운데 향후 업계 전반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비혼 선언 직원에게 지원금을 주는 복지 제도 신설을 논의 중이다. 결혼을 하지 않는 직원들에게도 결혼 축하금과 유급휴가를 지원하면서 동일한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결혼 시 제공하는 복지 혜택인 축하금 100만원에 유급휴가 5일이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 대상은 만 40세 이상, 근속기간 5년 이상인 임직원으로 알려졌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본체결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최종 노사 본합의가 남아 있는 만큼 제도 도입이 확정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최근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 문화가 확산하면서 기혼자 중심이던 사내 복리후생 혜택도 변화하는 추세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비혼 선언 축하금 복리후생을 결정하며 결혼 외에 비혼, 1인 가구 등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는 ‘비혼 축하’ 문화를 선도했다. 이는 국내 5대 그룹(삼성·SK·현대·LG·롯데) 중 최초다.
일부 대형 증권사 역시 비혼자들을 위한 복지제도를 시행 중이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7월 업계 최초로 결혼하지 않은 임직원에게 결혼 축하금과 같은 기본급 100%를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만 45세가 넘은 비혼 직원이 신청할 수 있다. KB증권도 지난해 7월부터 비혼 선언 직원들에게 10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하고 있다. 대상은 만 40세 이상 비혼 직원이다. 단 이들 모두 지원금을 받은 임직원이 결혼을 하게 되면 결혼 축하금은 받지 못한다.
업계에서는 비혼·미혼 직원을 대상으로 한 복리 후생 제도가 늘어나는 점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추세적으로 비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위한 복지제도도 신설해야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그동안 일반적인 사내 복리후생 제도는 4인 가족 중심의 기혼자를 대상으로 한 혜택 위주였는데 사내 복지 형평성을 위해 비혼 혹은 미혼인 직원을 대상으로도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제공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이번 SK증권의 사례로 증권업계에도 비혼 지원금 제도를 포함해 미혼 직원을 대상으로 한 파격적인 복리 후생 제도가 업계 전반으로 퍼질 지 주목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직적이고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강한 증권업계에서 비혼 지원금과 같은 제도가 확산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비혼 지원금 제도는 사회 변화에 맞춘 직원들에 대한 복지 확대로 기존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생소한 복지제도 이기 때문에 업계 전체적으로 퍼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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