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올해 침체 위기에 빠진 글로벌 경제에도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16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제로 코로나 폐지로 중국인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해외여행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항공, 관광, 교육 등 전 세계 서비스업종이 올해 성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 국가가 가장 먼저 회복되고 선진국 역시 중국 관광객들의 귀환으로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중국 광저우에서 고속철을 탑승 중인 중국인/사진=블룸버그 |
올해 중국의 경제 재가동은 험난한 과정을 거칠 전망이지만, 전격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가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한 노력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칠레와 브라질 같은 원자재 생산국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물경제의 선행지표로서 ‘닥터 쿠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t당 9000달러를 넘어섰다. 호주 광산업체 주가는 사상 최고가 수준을 향해 상승하고 있으며 칠레 페소화 가치는 8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재개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중국의 제로 코로나 피봇(정책전환)이 올해 글로벌 경제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중국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미국 워싱턴DC의 IMF 본부에서 개최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리오프닝이 2023년 글로벌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상당한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데릭 뉴만 HSBC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리오프닝이 글로벌 경제가 필요로 하는 자극을 줄 것”이라며 “전 세계 경제규모 2위인 중국 가계 지출 증가와 투자 증가가 서구의 수요가 둔화되는 와중에 글로벌 교역을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앨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아시아태평양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중국의 경제 회복이 기대에 부합한다면 중국이 올해 글로벌 성장의 약 절반을 차지”하면서 글로벌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오는 3월말까지 국제선 운행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15~25%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안 창 바클레이 애널리스트는 “해외 여행 수요 급증을 예상하고 있다”며 “중국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에 따르면 올해 춘제(春節·설) 기간 해외 여행 예약이 전년 대비 260% 급증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중국의 서비스 수지 적자규모는 2600억 달러(약 320조원)에 달하며 이중 약 85%가 해외 여행으로 인한 적자다.
한편 중국의 경기회복이 빠르게 진행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프레야 비미시 TS 롬바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상황이 충분히 안정되고 중국이 정말 리오프닝하는 건 아마 3월 정도가 될 것이며, 리오프닝으로 인한 미니 호황은 선진국 시장의 반응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미칠 악영향도 문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리오프닝이 올해 중국 성장률을 5.1%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0.9%포인트 더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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