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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도훈(45세, 가명)씨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잠을 못 이루고 있다. 1년 전 5%대에 받았던 대출금리가 6% 후반으로 올라선 데 이어 조만간 8%에 넘어설 것이란 우려다. 박 씨는 5억원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5%에 받았고 원리금은 약 268만원에서 약 371만원으로 늘어났다. 박 씨는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고 안심했는데 한순간에 벼락거지가 됐다”며 “앞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보여 자산가치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 늘어나는 빚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3.5%로 올리면서 무리하게 돈을 빌린 영끌족의 이자 부담이 더 커졌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포인트만큼 오르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4000원 늘어난다.
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32만7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전체 이자 규모에 차주 수(대략 2000만명)를 나눈 값이다. 가계의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베이비 스텝’ 시 3조3000억원, 빅스텝 시 6조5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총 2.75%포인트의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날 0.25%포인트를 더 올리면서 현재까지 총 3%포인트를 높였다.
주택담보대출 4억원을 30년 만기의 금리 3%로 빌리면 월 상환액은 169만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금리가 5%면 215만원, 7%면 266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3% 금리 대비 각각 552만원, 1164만원 불어난다.
시장의 관심은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이 언제 마무리될지다. 한은은 금통위 위원 간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원 3명은 최종금리를 3.5%로 보고, 당분간 그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나머지 3명은 상황에 따라 최종금리가 3.75%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 내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물가가 예상하는 수준으로 중장기적으로 수렴해 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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