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2023.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와 전셋값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과 월세 전환으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린 매물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은 4235만원, 전세가격은 2076만원으로 집계됐다. 가격 차이는 3.3㎡당 2159만원으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후 최대치다.
이른바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옛 34평) 기준으로 환산하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전셋값보다 약 7억원 높은 셈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 격차가 가장 적었던 시기는 2000년으로 3.3㎡당 307만원(매매 680만원, 전세 372만원)이었다. 이와 비교하면 격차가 7배 벌어진 셈이다.
이런 현상은 2018년 이후 집값 급등세와 무관치 않다. 2017년 서울 아파트 매매, 전세 격차는 3.3㎡당 785만원이었는데 2018년 1310만원, 2019년 1561만원, 2020년 1832만원, 2021년 2127만원으로 급등세를 탔다.
지난해는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1.45% 하락했지만, 전셋값은 3.91% 내려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매매와 전세 시세가 벌어질수록 갭투자(전세를 끼고 매입)에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진다. 이 때문에 거래량이 침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례로 2015년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2만225건으로 2006년(12만812건) 이후 최다 수준을 기록했는데 당시 아파트 매매-전셋값 차이는 3.3㎡당 496만원이었다.
최근 매매와 전세 시세가 크게 벌어진 데다, 향후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한 만큼 기존 세입자의 매수 전환 동력은 더욱 약해질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규제지역을 해제하고 금융지원,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선 등 전방위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고금리와 실물경제 침체 우려가 커 매수심리가 회복되는 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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