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의 예금금리를 홍보하는 전광판/사진=뉴스1 |
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이 소폭 늘어났지만 연간 전체로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가 이어진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 등으로 대출 금리 부담이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2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은 연간 기준으로 총 2조6000억원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첫 감소다.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큰 폭 감소(-22조8000억원)한 영향을 받았다. 주택담보대출도 20조원 늘며 2021년(56조9000억원) 보다 규모가 줄었다.
지난해 12월 가계대출은 기타대출 감소세 지속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되면서 3000억원 증가 전환했다. 12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1월 이후 증감액이 두 번째로 작은 수준이다. 역대 최소치는 2021년 12월 -2000억원 이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세자금 수요 부진에도 집단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안심전환대출 실행 등으로 개별 주담대 취급이 늘며 전월대비 3조1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과 대출규제 지속 등으로 2조8000억원 감소했다.
꾸준히 늘어나던 기업대출은 연말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기업대출은 전월대비 9조4000억원 줄었다.
대기업대출은 6조1000억원 감소하며 직전달(+6조5000억원) 대비 큰 폭 줄었다.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 계절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게 한은측의 설명이다. 중소기업대출은 3조3000억원 줄었다. 코로나19(COVID-19) 금융지원 규모가 점차 축소되는 가운데 계절요인 영향이 함께 미치며 감소했다.
회사채 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것도 기업대출 감소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 12월 회사채는 시장 불안이 다소 완화되면서 우량물 중심으로 순발행 전환되며 6000억원 증가했다. CP·단기사채도 우량물 중심으로 순발행(+1조5000억원) 지속됐다.
연간 기준으로 기업대출은 총 104조6000억원 늘며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107조4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은 연중 37억6000억원, 중소기업은 67억1000억원 늘었다.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는 19억7000만원 늘었다.
한편 12월중 은행 수신은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15조2000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기업의 재무비율 관리 목적의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가계의 연말 상여금 예치 등으로 11조6000억원 늘었다. 그러나 정기예금은 연말 재정집행에 따른 지자체 자금 인출, 은행간 수신경쟁 완화로 인한 가계와 기업 자금 유입이 둔화되며 15조1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기업대출 수요는 계속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올해에도 높아진 금리 수준과 함께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어서 가계대출은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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