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민경석 기자 = 반도체 등 수출부진의 여파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석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난 10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상·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6억 2000만달러 적자로 1년 전(68.2억만달러)보다 74억4000만달러 축소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2023.1.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새해부터 우리나라 수출액을 비롯한 무역수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1월 1~10일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 감소한 반면 수입은 6.3% 증가하면서 무역수지가 약 63억달러(7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면 10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18개 수출 유관부처와 함께 대책마련에 나섰다.
관세청이 11일 발표한 ‘1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의 수출은 138억62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0.9% 감소했고 수입은 201억34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의 무역수지는 62억72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4월 -25억달러 △5월 -16억달러 △6월 -25억달러 △7월 -48억달러 △8월 -95억달러 △9월 -38억달러 △10월 67억달러 △11월 -70억달러 △12월 -47억달러로 9개월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달 말까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10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1월 1~10일 수출 현황을 품목별로 보면 전년동기 대비 석유제품(26.9%), 승용차(51.7%), 무선통신기기(43.5%) 등에서는 증가했으나 반도체(-29.5%), 정밀기기(-11.5%) 등에서는 감소했다. 수출 대상 국가별로 보면 미국(17.6%), 유럽연합(21.8%), 일본(6.4%) 등에서는 증가했으나, 중국(-23.7%), 베트남(-5.1%), 대만(-23.0%) 등에서는 감소했다.
수입 현황을 품목별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9.5%), 석탄(26.0%), 기계류(28.5%) 등에서는 증가했으나, 원유(-6.5%), 가스(-12.9%) 등에선 감소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16.1%), 미국(2.8%), 유럽연합(17.3%) 등에서는 증가했으나, 일본(-7.1%), 사우디아라비아(-16.1%), 말레이시아(-12.7%) 등에서는 감소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산업부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제2차 범부처 수출지원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지난해 11월23일 대통령 주재 ‘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나온 후속조치에 따라 신설했다. 부처별 수출지원계획 점검·조율, 부처 간 협업 강화, 수출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수출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했다.
(서울=뉴스1)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5일 인천 계양구 소재 중견 기업인 와이지-원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3.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날 회의는 올 한해 세계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수출 플러스 달성을 위한 총력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부처별 수출유망품목을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중점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발표된 실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산업은 글로벌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세를 보여 수출 감소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는 무역금융·인증·마케팅 지원 강화, 산업경쟁력의 근간인 기업투자·인력 양성을 통한 수출활력 제고, 공급망 재편·탄소중립·자국우선주의 등 무역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또 보건의료, 농수산식품, 문화콘텐츠, ICT·SW, 에듀테크 등 유망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맞춤형 수출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원전, 방산, 해외건설·플랜트 등 대규모 수출 프로젝트를 신수출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경제외교 등도 추진한다.
이날 회의에선 부처 간 주요 협업과제의 이행상황과 추진계획도 점검했다. 산업부와 보건복지부는 최근 합동 바이오산업 수출지원회의를 열고 수출 애로를 해소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산업부는 범부처 역량을 모아 통합전시회 등 협업마케팅 강화, 물류인프라 확충, 무통관 수출 통계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물류, 통관, 금융, 세제, 통상 등 수출 과정에서의 규제 개선 과제를 확정하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안 본부장은 “올해 미국, 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출 여건이 더 어려울 것”이라며 “모든 부처가 수출역군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올해 수출플러스 달성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는 472억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출 여건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전년대비 올해 수출 4% 감소, 138억달러 무역적자를, 산업연구원은 수출 3.1% 감소, 266억달러 무역적자를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IT(정보기술) 제품 수요 감소가 메모리 반도체 재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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