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이용자 중 체증식 상환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당장 갚을 원리금 규모가 적은 체증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르면 이달 출시 예정인 특례보금자리론에서도 체증식 상환 선택이 가능할 예정이다.
7일 금융당국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0년 만기 보금자리론 공급액 중 체증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35.4%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준으로 2019~2020년 체증식 비중은 약 6%에 불과했다. 체증식을 선택할 수 있는 만 40세 미만 차주 중에는 10명 중 6명(57.8%)이 해당 방식을 선택했다.
보금자리론 상환방식에는 △원리금 균등 △체증식 △체감식 등이 있다. 이중 체증식은 우선 이자를 중심으로 갚다가 서서히 월 상환액을 높여가는 방식으로 만 40세 미만 보금자리론 이용자가 이용할 수 있다.
체증식의 가장 큰 특징은 원리금 균등 상환보다 초기 월납입액이 적다는 점이다.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초기 상환부담을 낮추려는 차주의 체증식 선택이 크게 늘었다.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금리 4.85%(1월 기준, 0.1% 인터넷 우대금리 적용), 30년 만기 조건으로 3억원을 대출받으면 체증식은 첫 달 납입금이 123만5753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원리금 균등식을 선택했을 때보다 34만7322원 적다.
체증식은 납부 횟수가 140회차까지 원리금 균등식과 월납입금이 비슷하다. 대출 후 11년까지는 체증식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더 적다는 의미다. 초기 3년만 놓고 보면 원리금 상환규모가 체증식이 총 1000만원가량 적다.
다만 체증식이 차주에게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초기 이자를 중심으로 상환하기 때문에 원금 상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고, 그만큼 전체 이자 규모는 원리금 균등식보다 훨씬 크다. 같은 대출 조건에서 체증식은 원리금을 3년 동안 갚아도 원금은 257만원밖에 줄지 않는다. 또 30년 만기 이자 총액은 체증식이 3억814만원, 원리금 균등식이 2억6979만원이다.
올해 새롭게 도입되는 특례보금자리론도 기존 보금자리론과 마찬가지로 체증식 상환을 선택할 수 있다. 특례보금리자리론은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보금자리론에 통합한 상품으로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주택가격 9억원 이하면 소득과 상관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적용도 받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이달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도 현재 추진 중이다. 우선 대출 부담을 낮추고, 이후 금리 상황을 봐서 다른 대출로 갈아타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리부담이 커지면서 당장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체증식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다”며 “주택매매와 갈아타기 등으로 부담이 커지기 전에 상환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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