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사진은 1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음식점 홍보물의 모습. 2022.12.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밥값이 천 원 단위로 오르다가 이젠 앞자리가 바뀔 판입니다.” A씨는 지난 연말 가족들과 모처럼 외식하러 나섰다가 화들짝 놀랐다. 오랜만에 찾은 식당의 메뉴판을 봤더니, 1만5000원이었던 갈비탕 가격이 1만9000원까지 올라서다. 네 식구가 갈비탕 한 그릇씩, 사이드 메뉴까지 주문했더니 밥값이 1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외식물가가 전년 대비 약 8% 치솟으면서 30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곡물 가격 등 재료비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이에 더해 올해부터 적용된 공공요금, 최저임금 인상 등 부담까지 겹치면서 ‘밥값’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 상승률(전년 대비)은 7.7%로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외식물가를 구성하는 39개 품목 가격은 일제히 뛰었다. 품목별로 보면 갈비탕 11.7%, 자장면 10.8%, 김밥 10.7%, 라면 10.0%, 떡볶이 9.7%, 치킨 9.4% 등 순으로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1%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가장 높았다. 이 가운데 외식물가 등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분이 차지한 정도는 약 30%(1.67%포인트)에 달한다.
문제는 올해도 외식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초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장기화로 국제 곡물가격이 불안정해지면서 외식업계의 재료비 부담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 라면, 가공유, 소스류, 장류 등 가격이 인상됐다. 4분기에는 원유 가격 인상 여파로 우유를 중심으로 한 유제품 가격도 올랐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기요금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전력·산업통상자원부는 올 1분기(1~3월) 전기 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9.5%(13.1원) 인상했다. 가스요금의 경우 동절기 난방비 부담과 전기요금 인상 등을 고려해 1분기에는 동결됐지만 2분기 이후 요금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처럼 공공요금이 인상되면 외식업계의 사업 운영 비용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자영업자 등이 음식 가격을 올려 경비 부담을 줄이려고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인건비, 배달비 등 각종 비용 상승도 외식물가를 들어 올릴 요인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9620원으로 지난해(9160원)보다 5%(460원) 올랐다. 일각에선 자영업자 등이 임금 인상분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제품 가격을 올려잡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주문에 따른 배달 비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달 서울 25개 구의 각 2개동을 선정해 배달앱 분식·치킨·한식 등 음식점 배달비를 비교한 결과, 10월 대비 음식점의 평균 23.7%가 배달비를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공공요금, 임금 인상 등이 겹치면 고용원 5인 미만 영세 자영업자 중심으로 음식 가격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외식업계의 주재료인 가공식품 가격은 한번 올라가면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외식물가 안정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여 무거운 표정으로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2022.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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