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개최된 TSMC의 3나노 양산 기념식/사진=블룸버그 |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가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면서 2나노 생산라인 건설 계획도 밝혔다.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가 29일(현지시간) 대만 남부지역 타이난의 남부과학단지에서 3나노(㎚·1나노=10억 분의 1m) 공정 반도체 양산 기념식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로서 TSMC는 지난 6월 3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한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3나노 양산을 시작하게 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의 대중 제재 확대에 따른 수요 감소로 반도체가 불황기에 진입했지만, TSMC는 초미세 공정 반도체 경쟁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매출액 201억6300만달러로 점유율 56.1%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는 매출액 55억8400만달러로 점유율 15.5%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위를 지켰지만, 2분기에 비해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확대됐다.
29일 기념식에서 마크 류 TSMC 회장은 장기적인 반도체 수요에 대한 확신을 나타내며 2나노 생산라인을 대만 신주와 타이중시에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류 회장은 “반도체 산업은 향후 10년간 빠르게 성장할 것이며 대만은 글로벌 경제에서 더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3나노 반도체 수요가 아주 강하다”고 덧붙였다.
마크 류 TSMC 회장/사진=블룸버그 |
대만이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의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미국 등 글로벌 선진국들과 고객사 사이에서 대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들은 TSMC가 생산능력을 해외로 이전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 6일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투자규모를 당초 120억달러에서 4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TSMC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2024년 4나노 양산을 시작하고 2026년부터 3나노 양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과 독일 드레스덴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대만 내에서 TSMC의 ‘탈대만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TSMC의 정치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TSMC는 대만 경제의 성장엔진일 뿐 아니라 대만의 안전을 보장하는 보루라는 의미에서 호국신산(護國神山·나라를 지키는 신령한 존재)이라고 불린다. 애플, 퀄컴, AMD 등 미국 기업에게 최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TSMC가 있는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다.
이번 TSMC의 2나노 생산라인 건설 계획 발표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라인을 대만에 건설해야 한다는 대만내 여론에 대한 긍정으로 해석된다. 류 회장도 “3나노 반도체의 양산은 수십 년간 이어진 대만 현지 공급망과의 협력의 열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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