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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대 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16조원 이상 급감했다. 특히 신용대출이 20조원 가까이 줄었다.
2년 전 저금리 시대에 2%대에 그쳤던 가계대출 금리가 6~7%대로 올라오자 이자부담이 커진 대출자들은 서둘러 빚 상환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가계대출 규모가 줄고 금융당국이 사실상 가계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은행들이 내년에는 실적 악화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날(28일) 기준 692조8815억원으로 지난해말(709조529억원)보다 16조1714억원(2.3%) 줄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이 올들어 12개월 연속 감소한 셈이다.
특히 신용대출이 가계대출 감소세를 이끌었다. 5대 은행의 지난 28일 기준 119조8328억원으로 지난해말(139조5571억원)과 비교해 19조7243억원 줄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505조4046억원에서 지난 28일 512조6268억원으로 7조2222억원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년 전 저금리 당시 신용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이 6~7%대 금리에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신용대출을 먼저 갚으려 한다”며 “고금리에 신규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이 줄고 있어 대출잔액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은 줄고 있지만 은행 정기예금은 빠르게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해말 661조9599억원에서 지난 28일 812조4828억원으로 약 1년만에 150조5229억원 급증했다.
가계대출이 줄고 예금이 늘면서 은행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매주 모니터링하면서 금리가 과도하게 책정된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를 두고 은행들은 사실상 대출 금리 인하 압받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5대 은행은 내년 1월부터 1년동안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다만 취약차주가 대상이다.
중도상환수수료란 차주가 대출 만기 이전에 상환할 경우 중도상환으로 인한 은행의 이자 손해, 중도상환으로 인한 업무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 등을 감안해 대출자가 은행에 내야 할 비용을 말한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면 대출자들은 자유롭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 은행들은 신용대출 상품에 대해 3년간 0.6~0.7%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자들은 다른 은행의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고 싶어도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때문에 쉽게 대출 대환에 나서지 못했는데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로 은행들의 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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