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에도 물가가 목표 수준(2%)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중심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 조정과 금융시장 등을 각별히 살피겠다고 했다.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다수 위원이 밝혔던 최종 기준금리 수준(3.5%)은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2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5.1% 오르며 연간으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당분간 5%내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지겠으나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황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 하락과 국내외 경기 둔화 폭 확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은 물가 둔화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여전히 대(對)러시아 제재와 내년 예정된 전기요금 인상도 그간 누적된 원가상승부담이 반영되면 지난달 전망보다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 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최근 미 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까지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는 3.25%로, 현재 한미간 금리차는 1.25%포인트(p), 22년만에 최대 차이로 벌어졌다. 다만 이 총재는 “기준금리 3.5%는 지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전제가 바뀌면 달라질수 있다”며 “기준금리 3.5%는 11월 금통위 당시 금통위원들의 의견으로 한은이 그렇게 간다든지 정책에 대한 약속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물가가 중장기적으로 목표치에 수렴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게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 대다수 의견”이라며 “물가가 중장기 흐름 예측에 따라 목표치료 수렴하느냐를 보면서 예측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늦게 대응하면 경기침체를 악화할 가능성이 있고 반면 너무 일찍 대응하면 ‘스탑 앤 고(stop-and-go)’라는 말처럼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상실한다”며 “경기, 외환, 고용 등 여러가지 거시경제 변수를 파악하고 있고 11월에 발표한 전망치에 변화가 있어 내년 1월에 전망치를 다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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